롯데그룹의 캐시카우인 유통과 화학 부문이 만족스럽지 못한 실적을 낸 가운데 신동빈 회장이 쇄신카드를 꺼내들지 주목된다.
24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롯데쇼핑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11조6860억 원) 대비 6.5% 감소한 10조9230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06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했다.
할인점, 홈쇼핑 부문 매출이 부진했다. 백화점은 평년 대비 높은 기온의 영향으로 F/W 상품 판매가 부진해 매출이 소폭(2.2%) 상승하는데 그쳤다.
롯데쇼핑은 김상현 부회장,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가 이끌고 있다. 이들은 모두 2022년 3월 선임됐다. 김 부회장은 롯데그룹 유통군HQ 총괄을, 정 대표는 백화점사업부를, 강성현은 할인점을 맡고 있다.
이들은 각 사업부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롯데백화점은 정 대표 취임 후 성장세를 그렸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2320억 원, 498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9%, 42.9% 증가했다.
다만 올해는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둔화로 실적 부진이 예고됐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정 대표의 연임 여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강 대표는 롯데슈퍼와 할인점 대표를 동시에 맡아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롯데슈퍼와 할인점을 통합해 중복 비용을 제거하고 통합 자체 브랜드를 선보이는 등 수익성 반등을 위해 다방면으로 힘 썼다. 그 결과 할인점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42억 원) 대비 89.9% 증가한 80억 원을 기록했다. 슈퍼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억 원)보다 10배 넘게 증가했다.
이 같은 호실적에 강 대표의 연임 여부에는 청신호가 켜졌다. 강 대표의 사내이사 임기는 2025년 3월까지다.
김 부회장은 지난 9월 중장기 핵심전략을 발표했다. 2026년까지 매출 17조 원, 영업이익 1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업계 최초로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이 적용된 자동화 물류센터 착공 완료, 생성형 인공지능(AI)를 활용한 마케팅, 광고 제작 등을 할 계획이다.
김 부회장은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그룹 내 핵심계열사로 꼽히는 롯데케미칼은 올 3분기 누적 매출 14조7503억 원과 영업손실 752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3% 줄었고, 손실규모는 감소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2분기 214억 원의 손실을 시작으로 5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오다 올해 3분기 국제 유가 상승으로 28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누적 적자를 줄였다.
다만 업계는 수익성 반등 요인이 일회성이어서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국제 유가가 9월 다시 하락했기 때문이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의 입지는 다소 불투명하다는 분석이다. 김 대표는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 시절부터 근무한 정통 롯데맨이다. 2017년부터 2018년까지 롯데케미칼 대표를 맡았다. 이후 롯데그룹 화학BU장, 롯데그룹 화학군 총괄대표를 거쳐 2021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에 올랐다. 김 대표의 임기 만료일은 내년 6월이다.
김 대표와 함께 롯데케미칼을 이끌고 있는 이영준 대표와 황진구 대표의 거취도 주목된다. 이 대표는 첨단소재사업을, 황 대표는 기초소재사업을 맡고 있다.
김용석 대표가 이끄는 롯데정밀화학은 그룹 내에서 하락폭이 가장 컸다. 1조3574억 원의 매출과 1463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1.0%, 59.4% 감소한 수치다.
김 대표는 지난해 3월 취임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제과와 식품 합병 이후 승승장구하고 있다. 올 3분기 누적 매출은 3조868억 원으로 전년 동기(2조1768억 원) 대비 41.8%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59.1% 증가한 1478억 원을 기록했다. 인도, 카자흐스탄 등 해외사업이 선전한 것이 주효했다.
이 회사는 이영구 대표와 이창엽 대표가 이끌고 있다. 이들의 임기 만료는 2025년 3월이다.
오수민 기자 osm365@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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