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가 비은행 계열사 확대를 모색중인 가운데, 비은행 계열사의 순이익 기여도는 좀처럼 늘지 않는다. 하나금융지주의 비은행 계열사 순익 기여도가 9.0%로,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눈에 띄게 적다.
11일 데이터뉴스가 하나금융지주의 IR자료를 분석한 결과, 하나생명의 상반기 순이익은 131억 원으로 집계됐다. 4대 금융지주 생명보험사 계열사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다.
신한라이프와 KB라이프는 올해 상반기 각각 3117억 원, 2157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들 두 회사는 합병 후 몸집이 커졌다. 신한라이프는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 KB라이프는 프루덴셜생명과 KB생명이 합병해 탄생했다.
하나금융지주도 하나생명의 몸집을 키우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매물로 나온 KDB생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지난 1일부터 본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KDB생명을 인수해 하나생명과 합병하면 하나금융지주의 생명보험사는 14개 생보사 중 자산 규모 9위(2023년 3월 말 기준, 단순합산)가 된다. 하나생명은 현재 12위다.
포트폴리오도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나생명은 저축성 보험이 주력 상품인 반면, KDB생명은 보장성 보험에 집중해 수익을 내고 있다.
다만, 업계는 하나금융이 KDB생명을 최종 인수할 지 여부는 아직 불확실한 것으로 보고 있다. KDB생명의 취약한 자본 건전성이 걸림돌이라는 시각도 있다.
3월 말 현재 KDB생명의 부채는 16조6210억 원이다. 이 회사는 후순위사채와 신종자본증권 등 보완 자본 의존도가 높아 채권 만기가 도래될 때마다 자금조달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2018년부터 지난 6월까지 KDB생명이 발행한 후순위사채와 신종자본증권은 1조1972억 원 이상일 것으로 집계됐다.
킥스비율 또한 보험업법 규제(100% 이상)를 간신히 넘은 상태여서 하나금융이 KDB생명을 인수할 경우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 현재 KDB생명의 킥스비율은 101.7%이다. 금융당국 권고치는 150% 이상이다.
KDB생명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KDB생명의 건전성 개선을 위해 지난 6월 무상감자를 진행했다. 산업은행이 이번 유상증자에도 참여하게 되면 대주주로서 할 수 있는 조치는 다 한 것으로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하나금융의 비은행 계열사 키우기 시도는 앞서 하나증권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으로 이어진 바 있다.
하나증권은 2018년 3월부터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에 2조6979억 원을 출자했다. 하나금융지주가 전액 참여했다. 이로 인해 국내 증권사 중 자본 순위가 2017년 말 8위에서 지난해 말 5위로 상승했다.
하지만, 하나증권의 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1391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346억 원으로 75.1% 하락했다. 올 상반기 순익 기여도는 1.7%다.
하나생명의 상반기 순익 기여도는 0.6%로 나타났다. KDB생명을 인수해 하나생명과 합병을 한다고 해도 단순 순이익 합계의 순익 기여도는 3.2%(올해 1분기 기준)로 집계된다.
이 때문에 자본확대나 합병을 통한 비은행 계열사의 몸집 키우기가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떨어지는 비은행 계열사의 순이익 기여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촘촘한 경영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수영 기자 swim@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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