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I저축은행, 10년만에 김문석 단일대표 체제…성장보단 안정에 방점

2013년부터 지속한 성장중심 전략, '안정'으로 전환…금리인상기 타격, 업황 불안정에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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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I저축은행의 성장이 주춤했다. 지난해 연간 순익이 6.0% 하락했다. 업황 악화에 비해 선방했지만 올해도 녹록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저축은행업계 전반적으로 올해 1분기는 2014년 이후 처음 적자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BI저축은행은 이같은 상황에 대응, 김문석 단일대표 체제로 변경했다. 성장보단 안정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4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SBI저축은행의 연간 순이익을 분석한 결과, 2021년 3495억 원에서 지난해 3284억 원으로 6.0% 하락했다. 

지난해 저축은행업계가 모두 안 좋았다. 한국은행이 결정하는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시중은행들이 수신금리(예금상품에 적용받는 금리)를 올렸다. 이에 저축은행 또한 고객 이탈 방지를 위해 시중은행보다 높은 고금리 상품을 쏟아낸 영향이다. 반면, 여신금리(대출상품에 적용받는 금리)는 법정최고금리인 20%에 막혀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인 예대마진이 줄고 순이익이 하락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79개사의 연간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1조5963억 원으로 전년(1조9511억 원) 대비 18.2% 줄었다. 올 1분기는 약 600억 원 손실이 발생될 것으로 추산됐다.  


SBI저축은행은 지난 1월 안정에 방점을 찍기 위해 10년간 유지해오던 각자 대표 체체를 김문석 단일 대표 체제로 변경했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SBI저축은행은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왔고, 어느 정도 성장궤도에 올라섰다"며 "올해의 경우 상황이 안 좋기 때문에 성장보다는 '안정적 관리'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라고 말했다. 

임진구·정진문 전 대표 체제서 이 회사는 순이익 상승세를 그렸다. 임 전 대표와 정 전 대표는 각각 2013년과 2014년에 취임했다. 2013년 순이익은 -2274억 원이었다. 이 수치 또한 2012년(-3397억 원) 대비 적자 폭이 축소됐다. 

김 신임 대표는 1965년생으로 인하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1991년 삼성카드에 입사 후 인력개발팀, 구조조정본부 등을 거치고 두산캐피탈(2007년) 인사팀장, SBI저축은행 부사장(2020년) 등을 역임했다. 

김 대표는 좋지 않은 업황에 속에서 수익성 방어에 힘써야 한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 1분기 말 고정이하여신 비율과 연체율이 5.1%로 집계됐다. 고정이하여신은 대출금 중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부실채권이다. 

이에 대해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은 "2014년 저축은행 사태 당시 연체율 14∼15%와 비교하면 5%대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저축은행의 순이익과 고정이하여신비율, 연체율이 모두 2014년, 2018년,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적자 전환이 되고 5%대를 넘어섰다. 

순익 적자에 대해 오 회장은 "이번 실적 악화는 중·소상공인, 건설업계의 어려움이 전이된 영향으로 대손비용이 많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저축은행 자체적으로 리스크 관리 강화 등을 위해 상대적으로 고위험 대출을 축소하면서 총자산 등 영업 규모가 감소했다"고 말했다.

한편, 김 대표는 지난 2월 취임식서 “현재 기준금리 인상 등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인해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에 처해 있다”며, “혁신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향후 10년을 준비해야 한다”고 위기의식을 강조했다. 

이수영 기자 swim@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