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보유한 LG헬로비전 주식 가치 회복이 묘연하다. SK텔레콤은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유료방송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LG헬로비전 지분 8.61%를 7년 이상 보유 중이다.
6일 데이터뉴스가 LG헬로비전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SK텔레콤은 LG헬로비전의 지분 667만1993주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LG헬로비전 전체 주식의 8.61%다.
1월 5일 종가(4440원) 기준 약 296억2365만 원어치다. 이같은 지분가치는 SK텔레콤이 주식을 매수할 때 쓴 돈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LG유플러스에 앞서 CJ헬로 인수합병을 추진한 SK텔레콤은 2015년 11월 주당 매수가격 1만2000원에 CJ헬로 주식 8.61%를 공개매수했다. 당시 SK텔레콤이 공개매수에 투입한 돈은 800억6392만 원이다.
하지만, 이듬해 정부가 SK텔레콤의 CJ헬로 인수합병을 불허하면서 인수합병이 무산됐고, 공개매수를 통해 확보한 지분 역시 의미를 잃었다. 하지만, SK텔레콤은 당시 공개매수 가격보다 낮은 주가 등으로 주식을 처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에 이어 CJ헬로 인수합병에 나선 LG유플러스가 결국 CJ헬로 지분 50%+1주를 매입하기로 합의하고, 정부 심사까지 통과해 결국 2019년 12월 인수를 완료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심사를 받고 있던 2019년 5월 2대 주주인 SK텔레콤과 3대 주주인 사모펀드 세이블이 LG유플러스에 CJ헬로 지분을 매입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 3대 주주의 요청은 실현되지 않았고 이후 SK텔레콤은 CJ헬로가 LG헬로비전으로 간판을 바꿔단 현재까지 최초 공개매수한 주식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
LG헬로비전의 주가는 지난 3일 종가 기준 4440원이다. 2020년 3월 27일 2415원까지 떨어졌던 것에 비하면 회복한 것이지만, SK텔레콤의 최초 공개매수가격에 비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SK텔레콤이 800억 원 이상 투입해 확보한 LG헬로비전 지분 8.61%의 가치는 7년 새 504억4027만 원(63.0%)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경쟁관계인 LG헬로비전 주식을 다량 보유한 이례적인 상황을 당분간 이어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지분가치가 500억 원 이상 줄어든 상황에서 신규 자금 마련이 절실하지 않은 이상 당장 현금화할 이유가 없다.
지분을 다량 보유한 주주로서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는 점에서 크지는 않지만 LG헬로비전을 견제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행사 여부를 떠나 SK텔레콤은 일정 지분 이상 보유한 주주로서 LG헬로비전에 대해 임시주주총회 소집청구원, 이사해임 청구원, 회계장부 열람권, 검사인 선임청구권 등 다양한 권리를 갖고 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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