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바꾼 SK ‘박정호-장동현’, 화려한 봄날

6년 전 '맞 교체' 동반이동 임원 13명…유영상 SK텔레콤 대표,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 등 SK계열사 요직 활약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 2023.01.04 08:44:33

▲6년 전 박정호 부회장과 함께 SK㈜에서 SK텔레콤으로 이동했던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위 왼쪽)와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장(오른쪽). 장동현 부회장과 함께 SK텔레콤에서 SK㈜로 이동했던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아래 왼쪽)와 황근주 SK바이오텍 대표(오른쪽)

2016년 말 SK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보기 힘든 장면이 연출됐다. 당시 주력 계열사의 ‘잘 나가는’ CEO 박정호 SK㈜ 대표와 장동현 SK텔레콤 대표가 자리를 맞바꿨다. 이와 함께 SK텔레콤 6명, SK㈜ 7명의 임원이 함께 이동했다.

이 때 동반이동했던 13명의 임원 중 상당수가 현재 SK그룹에서 중책을 맡아 활약 중이다.

4일 데이터뉴스가 SK그룹 주요 계열사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2016년 말 임원인사에서 SK텔레콤 대표에 선임된 박정호 사장, SK㈜ 대표에 선임된 장동현 사장과 행보를 함께 한 임원 중 상당수가 현재 SK그룹 주요 계열사에서 요직을 맡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SK㈜ 대표에서 SK텔레콤 대표로 옷을 갈아입은 박정호 사장이 기존에 손발을 맞춰온 임원 7명이 SK텔레콤으로 자리를 옮겼고, 반대로 SK텔레콤 대표에서 SK㈜ 대표로 자리를 바꾼 장동현 사장과 함께 6명의 임원이 적을 바꿨다. 이처럼 보기 드문 상황을 놓고 당시 이른바 박정호 사단과 장동현 사단이 이동했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박정호 당시 SK텔레콤 사장은 2021년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장동현 당시 SK㈜ 사장 역시 2021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현재 SK㈜ 대표이사로서 그룹의 투자활동 등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들과 함께 교차이동한 13명의 임원 중 상당수는 주력 계열사 CEO 등을 맡았다.

당시 SK텔레콤으로 자리를 옮긴 임원 중 유영상 당시 SK텔레콤 전략기획부문장은 현재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이 됐다. 유 사장은 SK텔레콤에서 코퍼레이트센터장과 MNO사업대표를 거쳐 2021년 11월 박정호 부회장에 이어 대표이사에 올랐다.

노종원 당시 포트폴리오관리실장은 현재 SK하이닉스 사장이다. 2018년 12월 SK텔레콤에서 SK하이닉스로 이동해 미래전략담당 부사장에 이어 2021년 12월 사업총괄 사장에 올랐다.

김우현 경영기획실장은 SK브로드밴드 코퍼레이트센터장(CFO)에 이어 SK하이닉스에서 재무당당(CFO) 부사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당시 자리를 옮긴 임원 중 유일한 여성인 현은아 글로벌 법무담당은 현재 SK스퀘어 법무담당을 맡고 있다.

이준호 PR담당은 현재 SK텔레콤 ESG추진 담당 부사장으로 회사의 ESG 활동을 총괄하고 있다.

장동현 부회장과 함께 SK㈜로 자리를 옮긴 임원들도 그룹 각 부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박경일 당시 SK㈜ PM전략실장은 현재 SK에코플랜트 대표를 맡고 있다. SK SV추진담당과 SK 행복디자인센터장, SK에코플랜트 사업운영총괄을 거쳐 2021년 10월 대표이사에 올랐다.

이응상 전략기획부문장은 SK㈜의 전략기획센터장으로 일하다 2020년 3월 에스엠코어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에스엠코어는 SK㈜가 인수한 물류자동화 및 반도체 설비 기업이다.

황근주 PM1부문장은 SK바이오텍 대표를 맡고 있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인 SK바이오텍은 당뇨병 치료제,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등 고부가가치 원료의약품을 수출하고 있다.

고창국 당시 SK㈜ CPR1본부장은 전기차용 배터리 등을 생산하는 배터리 전문기업 SK온에서 홍보 총괄 부사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