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회장, 장동현-박정호 사장 수평이동 노림수는?

최측근 자존심 살리고 각 사 단독 경영 구조 개편 명분 마련..최 회장 친정체제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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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내년 사업계획을 수립 중이던 장동현 SK텔레콤 사장과 박정호 ()SK 사장의 자리를 맞바꾼 SK그룹 인사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태원 회장이 그룹 친정체제를 강화하면서도 측근 인사들의 자존심을 지켜준 선택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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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업계에 따르면 장동현 사장은 그룹 인사가 있기 불과 2~3일 전까지만 해도 내년 사업 계획 수립에 여념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임기가 1년 남았고 플랫폼 사업자로 진화에 한창인 상황에서 SK텔레콤의 대표 교체는 쉽게 예상되지 않았던 일이다.

장 사장의 경우
2014년 말 인사에서 세대교체 카드로 쓰이며 SK텔레콤 대표를 맡았을 때도 의외의 인사라는 시선을 받았다. 장 사장이 최 회장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장 사장과 자리를 맞바꾼 박 사장은 나란히 20183월 임기가 만료된다.

이 때문에 이번 인사가 최 회장의 친정제체를 강화하기 위한 명분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 계열사 자금 횡령으로 수감됐다 특별사면 된 지 3년 차를 맞는 내년 본격 경영행보에 나서기 위한 포석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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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체제의 ()SK와 대표이사, 사업총괄, 자회사(SK브로드밴드)로 엮인 SK텔레콤 경영 구조를 단일화시키는 조직개편을 위해 수장을 맞바꾸는 인사를 단행했다는 것이다.

최 회장으로서는 장 사장과 박 사장에게 그룹 요직을 그대로 맡게 해 자존심을 다치지 않게 하면서도
, 지시 사항을 더 빠르게 이행시킬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SK C&CSK텔레콤은 그룹이 미래 먹거리로 삼은 ICT 사업의 핵심 계열사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 컨트롤 타워와 캐시카우 계열사로의 자리 이동은 나란히 ()SKSK텔레콤에서 경력을 쌓은 두 사람에게도 자존심이 크게 상하지 않는 인사라고 말했다.

데이터뉴스 인맥연구소 리더스네트워크에 따르면 장 사장과 박 사장은
1963년생 53세 동갑내기다. 태어난 달만 박 사장이 5월로 장 사장보다 3개월 빠르다.

SK
그룹 입사는 박 사장이 2년 빨랐다. 경남 마산에서 태어난 박 사장은 고려대 82학번(경영)으로 최 회장(79물리)3년 후배다. 1989년 선경에 입사해 SK CR지원팀장, SK텔레콤 사업개발부문장, SK C&C 대표, ()SK 대표 등 SK그룹 핵심 요직을 거쳤다.

SK C&C
대표를 맡으며 그룹 ICT 전략 총책 역할을 했고, ICT 융합 사업으로 회사를 안정적인 궤도에 안착시켰다. 2014SK그룹 연말 인사에서 SK그룹 내 주력 계열사 최연소 CEO에 올랐으며, 그룹 지배 구조 개편 작업인 SK C&C와 주식회사 SK의 합병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장 사장은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1991년 유공으로 입사했다. 유공(SK이노베이션)1980년 인수돼 SK가 성장하는 데 큰 계기가 된 회사다. 1999년 그룹으로 옮겨 구조조정본부, 경영기획실, 인력관리실 등을 거치며 핵심 인사로 컸다. 2004년 임원 승진하며 SK텔레콤으로 이동했고, 경영, 전략, 마케팅 등 주요 부서를 거쳐 대표이사에 올랐다.

SK
텔레콤에서 임원으로만 12년 동안 재직했고, 지난해 초 대표이사에 올라 생활가치 플랫폼개발, ‘통합 미디어 플랫폼 진화’,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플랫폼등 플랫폼 사업을 추진하며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편
CJ헬로비전 인수 시 그룹 내 역할이 커질 것으로 예상됐던 이인찬 SK브로드밴드 사장은 인수가 무산되며 SK텔레콤으로 보직이동했다. SK브로드밴드 대표는 이형희 SK텔레콤 사업총괄이 맡았다. 이 사장은 장 사장이나 박 사장보다 최 회장에 더 가까운 사람으로 분류된다. 이로써 주력 통신 계열사는 모두 최 회장 직속이나 다름없게 됐다.

재계 관계자는
이 사업총괄은 SK텔레콤 기획조정실과 전략기획실 출신인 조민래 전 코원에너지 사장처럼 최 회장의 개인사를 거의 다 알정도의 심복이라고 귀띔했다.

최 회장 친정체제로 개편된
SK ICT 사업이 구글, 애플 등에 버금가는 글로벌 리더로 발돋움 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s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