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훈 금호석유화학 대표가 취임 1년 만에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백 대표는 지난해 박찬구 회장이 조카인 박철완 전 상무와 경영권 분쟁 등 어수선한 분위기를 안정시키고 수익성 상승시켰다는 점에서 더 주목을 끈다.
다만, 박 전 상무가 다음 달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제안을 발송하는 등 2차 경영권 분쟁을 예고하고 있어 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24일 데이터뉴스가 금호석유화학의 실적발표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8조4618억 원, 2조4068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4조8095억 원, 7422억 원) 대비 75.9%, 224.3% 늘었다.
금호석유화학의 수장을 맡고 있는 백종훈 대표는 지난해 4월 취임했다. 백 대표는 부산대 화학공학과 출신이다. 1988년 금호쉘화학에 입사했다. 금호피앤비화학에서 영업 담당 이사와 상무, 금호석유화학에서 영업본부장 등을 역임한 영업통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3월 주주총회를 통해 경영권 분쟁이 일어났다. 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막내아들인 박철완 전 상무가 박찬구 회장과 특수관계를 해소한다고 선언한 뒤 경영권 분쟁을 시작했다.
박 전 상무는 8.5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누나인 박은형씨, 박은경씨, 박은혜씨 지분 등을 합치면 10.03%다. 박 전 상무는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획기적인 고배당 안과 경영진·이사회 변화를 내걸고 개인주주 설득에 나섰으나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완패한 뒤 해임됐다.
이후 박찬구 회장이 회장직은 유지하되 대표이사 등 등기임원에서 물러나며 경영분쟁이 일단락됐다. 금호석유화학은 이를 통해 경영체제를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고 이사회 중심의 경영 강화에 나섰다.
백 대표는 이와 같이 어수선한 회사 분위기 속에서도 NB라텍스와 타이어용 합성고무 등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수익성 상승을 이끌어냈다. 또한 지난해 실적은 역대 최대치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다만 최근 박 전 상무가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제안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지며 경영권 불씨가 재점화된 모습이다. 주주제안은 일반 주주들이 주주총회에 의안을 직접 제시하는 것이다. 주로 배당을 비롯해 이사 및 감사 선임 등의 주요 골자다.
또한 박 전 상무는 OCI 등 상대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도 신청했다. 해당 주식은 OCI가 취득한 금호석유화학 주식 17만1847주다. 금호석유화학과 OCI는 2022년도 정기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주주를 정하는 기준일인 지난해 12월 31일을 앞두고 각자 보유하고 있던 자기주식을 상호 교환한 바 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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