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그룹 신임 CEO, 5명 중 1명은 '외부 수혈'

신임COE 34명 중 7명, 20.6% 그룹 밖 출신…롯데, 순혈주의 전통 깨고 외부 전문가 적극 영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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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그룹 상장계열사 신임 CEO 5명 중 1명은 그룹 외부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데이터뉴스가 30대 그룹 상장계열사 신임 대표이사(내정자 포함) 40명을 분석한 결과, 최초 입사 기업이 파악된 34명 중 7명(20.6%)이 그룹 외부 출신으로 조사됐다. 국내 주요 그룹들이 대내외적인 불확실성 속에서 위기 돌파를 위해 과감한 외부 수혈을 진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그룹과 HDC그룹의 외부 인사 비중이 높았다. 7명의 외부 출신 가운데 롯데그룹과 HDC그룹 CEO가 2명씩으로 집계됐다.

과거 순혈주의 전통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롯데그룹은 지난해 말 실시한 2022년 임원인사를 통해 외부 인재를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그룹 외부에서 경력을 쌓은 인물을 중용했다. 

롯데그룹 유통군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로 선임된 김상현 부회장이 대표적이다. 김 부회장은 1986년 미국 P&G로 입사해 한국 P&G 대표, P&G 동남아시아 총괄사장, 미국 P&G 신규사업 부사장을 지냈다. 이후 홈플러스 부회장을 거쳐 2018년부터 DFI 리테일그룹의 동남아시아 유통 총괄대표, H&B 총괄대표를 역임한 전문 경영인이다. 롯데그룹은 김 부회장이 국내외에서 쌓은 전문성과 이커머스 경험을 바탕으로 롯데의 유통사업에 혁신과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쇼핑 마트사업부(롯데마트) 대표로 선임된 강성현 부사장도 한국까르푸와 보스턴컨설팅그룹 소비재프로젝트 팀장을 거쳐 2009년 미래전략센터 유통팀장으로 롯데에 합류한 인물이다. 

롯데그룹은 이밖에도 지난해 말 컨설팅 기업 커니 출신으로 LG그룹 등에서 신사업과 사업전략을 맡고 모건스탠리PE에서 놀부 대표를 역임한 안세진 사장을 영입, 호텔군 총괄대표로 선임했으며, 앞서 지난해 초에는 이베이코리아 출신의 나영호 대표를 영입해 롯데온을 맡기는 등 과거와 크게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HDC그룹 신임 CEO 가운데서는 정경구 HDC 대표와 유병규 HDC현대산업개발 대표가 외부 출신이다. 정경구 대표는 1989년 신한금융투자에 입사해 1996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을 거쳐 2000년 HDC자산운용에 입사해 2017년 HDC자산운용 대표를 맡았다. 2018년 HDC현대산업개발 CFO를 역임하고, 2020년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에 올랐다. 

유병규 대표는 현대경제연구원(산업전략본부장, 경제연구본부장)을 거쳐 한국생산성학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산업연구원 원장을 맡았으며, 2018년 HDC그룹에 합류해 2020년부터 HDC 사장을 역임했다. 

이밖에 박종환 현대에너지솔루션 대표(현대건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삼성전자), 전병욱 DL 대표(LG그룹) 등이 외부 출신 CEO다.

그룹 내부 출신 CEO는 26명(76.5%)으로 조사됐다.

그룹별로는 특히 삼성그룹이 내부 출신 CEO를 중용했다. 신임 CEO 6명 모두 그룹 내부 출신이다. 이 중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 최윤호 삼성SDI 대표,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 남궁범 에스원 대표 등 5명이 삼성전자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홍원학 삼성화재해상보험 대표는 삼성생명으로 입사했다.

LG그룹과 한화그룹, 한진그룹은 내부 출신 CEO가 3명씩이다. 특히 LG그룹과 한진그룹의 내부 출신 CEO는 모두 주력 계열사인 LG전자와 대한항공 출신이다. SK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은 내부 출신 CEO가 2명씩으로 집계됐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