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그룹 계열사 CEO의 전공학과를 조사한 결과, 경영학과 출신이 크게 늘고 전자·전기·화학·기계공학과 출신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정적인 기업 운영에 좀 더 강점을 보일 수 있는 경영학 전공 CEO에 대한 선호도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데이터뉴스가 30대 그룹 상장계열사 대표이사(내정자 포함) 중 학부 전공이 파악된 252명(복수전공자가 있어 모수는 255명)을 분석한 결과, 경영학(경영과학·상학 포함)을 전공한 CEO가 전체의 26.7%인 68명으로 집계됐다.
2020년 조사에서 24.2%였던 경영학과 출신 CEO 비중은 2021년 22.8%로 줄었으나, 2020년 조사에선 26.7%로 3.9%p 상승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고려대),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고려대),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뉴욕주립대),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연세대), 허창수 GS건설 회장(고려대) 등이 경영학과 출신이다.
그룹별로는 현대백화점그룹이 12명의 상장계열사 CEO 중 6명, 카카오그룹이 6명의 상장사 CEO 중 3명이 경영학을 전공해 각각 50.0%의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윤기철 현대리바트 대표와 류성택 현대퓨처넷 대표가 연세대 경영학과 동문이고, 현대백화점의 김형종 대표(국민대)와 장호진 대표(서울대)도 경영학과 출신이다. 또 김민덕 한섬 대표(한양대), 임대규 현대홈쇼핑 대표(건국대)도 학부에서 경영학을 공부했다.
카카오그룹은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한양대),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카이스트), 유태웅 넵튠 대표(서울대)가 경영학을 전공했다.
반면, 포스코, 현대중공업, 셀트리온 등 9개 그룹에는 경영학을 전공한 CEO가 1명도 없었다.
경제학과(국제경제학·농경제학 포함) 출신 CEO는 29명(11.4%)으로 2번째로 많은 전공학과로 조사됐다. 10명 중 1명이 경제학도인 셈이다.
신동빈 롯데지주 대표(아오야마가쿠인대), 송치호 LX홀딩스 대표(고려대), 최정우 포스코 대표(부산대), 금춘수(서울대)·옥경석(건국대) 한화 대표, 홍순기 GS 대표(부산대), 김홍기 CJ 대표(서강대), 배두용 LG전자 대표(서울대),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연세대) 등이 경제학과 출신이다.
이어 법학을 전공한 CEO는 허태수 GS 회장(고려대), 손경식 CJ 회장(서울대),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고려대), 정경구 HDC 대표(서울대), 임병용 GS건설 대표(서울대) 등 12명(4.7%)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이공계열 주요 학과인 전자공학 및 전기공학, 화학공학, 기계공학을 전공한 CEO는 1년 전보다 비중이 줄었다.
조사 결과, 전자 및 전기공학 5.1%(13명), 화학공학 4.3%(11명), 기계공학 3.9%(10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 조사에서는 전자 및 전기공학 6.3%(16명), 화학공학 5.5%(14명), 기계공학 6.7%(17명)을 기록했다. 이들 학과의 비중을 합하면 18.5%에서 13.3%로 감소했다.
이밖에 산업공학과 출신은 10명(3.9%)으로 집계됐으며, 무역학(국제경영학) 8명(3.1%), 신문방송학(신문학) 7명(2.7%), 영문학(영어교육학 포함) 6명(2.4%)으로 나타났다. 또 금속공학·전기공학·정치학·축산학·회계학이 각각 4명(1.6%)으로 집계됐다.
한편, 30대그룹 상장사 신규 CEO도 경영학과 출신이 우세했다. 출신 대학 전공이 조사된 38명 가운데 경영학도가 8명(20.0%)으로 나타났다.
경제학 전공자는 6명(15.0%)으로 뒤를 이었다. 산업공학은 3명(7.5%), 기계공학·법학·전자공학·정치외교학은 2명(5.0%)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15개 다양한 학과 출신들이 있었다.
김재은 기자 wood@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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