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그룹 상장사 전체 부채비율이 줄었다. 하지만, 부채비율이 상승한 기업이 40%를 넘어 기업간 명암이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30대그룹 상장계열사 중 금융사 등을 제외한 183곳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30대그룹 상장사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9월 114.0%에서 올해 9월 109.0%로 5.1%p 낮아졌다. 자본 합계 증가율(12.3%, 1130조709억 원→1269조971억 원)이 부채 합계 증가율(7.3%, 1288조5230억 원→1382조9443억 원)을 넘어섰다.
이처럼 부채비율이 낮아진 것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수익성을 개선시킨 기업이 적지 않은데다 신사업 추진, 재무구조 개선 등을 위해 자본 확충을 시도하는 기업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번 조사 결과, 1년 새 부채비율이 낮아진 기업이 108곳(59.0%)이었으며, 부채비율이 상승한 기업은 75곳(41.0%)으로 집계됐다. 특히 업종 특성으로 기존에도 타 업종에 비해 부채비율이 높았던 항공사들이 코로나19의 영향을 장기간 받은 결과, 부채비율 상위권에 다수 포진했다.
대표적인 저비용항공사(LCC)의 하나인 진에어는 올해 9월 말 현재 완전자본잠식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9월 말 5118억 원이던 부채가 올해 9월 말 4440억 원으로 13.2% 줄었지만, 자본이 마이너스 20억 원을 기록 완전자본잠식을 기록했다. 진에어의 자본은 올해 2분기 말 마이너스 176억 원을 기록하며 완전자본잠식에 빠진데 이어 3분기에도 완전자본잠식을 벗어나지 못했다.
다만, 진에어가 지난달 초 1238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함에 따라 자본잠식 상태는 벗어나게 됐다. 진에어는 지난해 11월에도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1050억 원의 실탄을 확보한데 이어 1년 만에 또 다시 유상증자를 통해 또 다시 긴급수혈을 했다.
진에어는 다른 저비용항공사(LCC)들과 마찬가지로 지난해부터 코로나19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올해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국내선 공급 경쟁 심화도 영향을 끼쳤다. 진에어는 지난해 연간 1847억 원의 영업손실을 낸데 이어 올해도 3분기까지 1534억 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4분기에는 해외 방역 상황 및 여객 수요 회복 추이에 맞춰 국제선 운항에 대해 적극 검토하겠다 했으나 최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그 기대도 무너졌다.
아시아나항공도 부채비율이 크게 늘었다. 부채는 지난해 9월 12조8387억 원에서 올해 9월 12조8333억 원으로 소폭(0.04%)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자본이 5561억 원에서 3375억 원으로 39.3% 줄었다. 이처럼 자본이 크게 줄면서 부채비율은 전년 동기(2308.7%) 대비 1493.8%p 늘어난 3802.5%로 집계됐다. 부채비율과 증가율 모두 조사 대상 기업 중 가장 높았다.
CJ CGV도 1000%가 넘는 부채비율을 기록했다. 이 회사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9월 1118.4%에서 올해 9월 1332.4%로 1년 새 214.0%p 늘었다.
한화와 에어부산도 각각 847.8%, 588.0%의 비교적 높은 부채비율을 기록했다. 다만, 에어부산은 지난 9월 유상증자를 통해 2271억 원을 조달하는데 성공하면서 지난해 9월 4592.0%였던 부채비율이 1년 새 4004.0%p 감소했다.
반면, 부채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삼양통상으로, 11.8%에 불과하다. 이 회사의 9월 말 기준 부채는 475억 원, 자본은 4041억 원으로, 1년 전(392억 원, 3551억 원)에 비해 각각 21.1%, 13.8% 늘었다.
이밖에 KT서브마린(20.0%→12.1%), 광주신세계(12.6%→12.8%), 나노엔텍(15.5%→13.4%), ㈜LG(15.7%→13.9%), 영풍정밀(16.1%→16.9%), 현대퓨처넷(10.2%→17.6%), 롯데정밀화학(15.5%→18.7%), 넵튠(63.4%→18.8%) 등 8개사도 10%대의 낮은 부채비율을 기록했다.
김재은 기자 wood@datanews.co.kr
[ⓒ데이터저널리즘의 중심 데이터뉴스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