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롱꽃은 가지 끝에 한 송이씩, 아래를 향해 달린다. 사진=조용경
지난해까지는 6월 초가 되기 무섭게 강원도의 만항재를 찾아가곤 했습니다.
만항재 휴게소에 차를 세우고 남쪽으로 난 산책로를 걸어서 들어가면 언덕을 내려가는 길 양쪽에 흐드러지게 피고 있는, 청사초롱 모양의 하얀색 초롱꽃을 만나는 즐거움 때문이지요.
한 줄기 바람이라도 불면 살랑거리는 초롱들이 마치 저를 환영해주는 듯한 느낌에 젖어 들기도 한답니다.
초롱꽃은 쌍떡잎식물이며 초롱꽃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주로 중·북부 지역의 높은 산자락의 우거진 풀밭에서 자생하는 초롱꽃은 양지, 혹은 반그늘의 비옥한 토양을 좋아합니다.
줄기는 40~100cm까지 자라며, 전체가 가는 털로 덮여 있고, 가지가 많이 뻗는 편입니다.
처음에 나오는 뿌리잎은 잎자루가 길고 달걀 모양이며, 줄기잎은 삼각형에 가까운 달걀 모양이고 잎 가장자리에 불규칙한 톱니가 있습니다.
초롱꽃은 초롱을 닮은 하얀색의 통꽃이며 자주색 반점이 있다. 사진=조용경
꽃은 6월 초부터 시작해 7월 하순까지도 볼 수 있으며, 흰색 바탕에 짙은 반점이 있고 가지 끝에서 아래를 향해 핍니다.
통꽃이고 길이는 4~5cm 정도이며 초롱처럼 생긴 모양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겠지요. 꽃받침은 다섯 조각으로 갈라지고, 역시 털이 있습니다.
꽃 속에는 다섯 개의 수술과 하나의 암술이 있으며, 암술머리는 세 조각으로 갈라집니다.
짙은 자주색 꽃이 피는 것을 자주초롱꽃이라 하며, 울릉도에 자생하는 연보라색의 꽃은 섬초롱꽃이라고 합니다.
초롱꽃의 꽃말은 감사와 성실이다. 사진=조용경
초롱꽃의 꽃말은 '감사와 성실' 입니다. 다소곳이 고개를 숙이고 예쁘게 핀 모습을 보며 그런 꽃말을 붙여 준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못 갔지만, 만항재에서 만난 예쁜 초롱꽃을 그리며 시조 한 수를 지어 보았습니다.
부끄럽기 한량없지만, 저 나름의 힐링이니 너그럽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만항재 언덕길에 다소곳이 고개 숙인/ 새하얀 초롱들이 줄지어 달렸구나/ 한낮에 등불 밝히는 그 사연은 무얼까/ 등불을 켜는 것은 어둠을 내쫓는 일/ 깊은 숲 초롱꽃은 화사하게 피었는데/ 마음 속 짙은 어둠은 무엇으로 밝힐까”
초롱꽃의 어린 순은 나물로 먹기도 하는데, 은은한 향기를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하고 있습니다.
조용경 객원기자 / hansongp@gmail.com
야생화 사진작가
전 포스코엔지니어링 부회장
[ⓒ데이터저널리즘의 중심 데이터뉴스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