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경의 야생화 산책] 서둘러 봄을 알리는 연보라색의 구슬붕이

긴 종 모양으로 땅에 깔린 낙엽 사이에서 고개 내밀어…유사한 종으로는 큰구슬붕이, 흰그늘용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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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슬붕이는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는 용담과의 풀꽃이다. 사진=조용경

봄이 무르익어 가는 계절이면 야산 자락의 양지바른 곳, 바싹 마른 낙엽 사이에서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있는 긴 종 모양으로 생긴 연보라색의 작은 꽃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구슬붕이' 입니다.

쌍떡잎식물이며 용담(龍膽)과에 속하는 두해살이풀이지요.

2쌍의 뿌리잎은 마주나기하며 길이 1~4cm로 끝은 뾰족한 피침형입니다. 잎자루는 없고 땅에 찰싹 붙어 있어서 십자가 모양의 방석이 깔린 듯합니다.

줄기잎은 넓은 계란 모양이며, 길이는 5~10mm로 크기가 작고 서로 붙어서 줄기를 감싼 듯한 모양입니다.

구슬붕이는 가늘고 긴 종모양의 연보라색 꽃이 4~6월에 핀다. 사진=조용경

꽃은 4~6월에 핍니다. 작은 꽃이 여러 갈래의 가지 끝마다 가늘고 긴 종 모양의 보라색의 꽃이 한 송이씩 하늘을 향해 피며, 끝은 다섯 갈래로 갈라집니다. 갈라진 아래쪽에 또 하나의 꽃잎들이 겹쳐져 있어서 열 갈래로 갈라진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꽃의 지름은 6mm 정도이고 길이는 15mm 내외입니다. 

5개의 수술과 한 개의 암술이 있고, 열매는 삭과입니다.

구슬붕이의 꽃말은 '기쁜 소식'이지요. 땅에 깔린 낙엽 사이에서 다른 꽃들이 피기 전에 서둘러 봄을 알리고 싶어 고개를 쳐들고 나온 듯한 모습에서 붙여진 이름이 아닐까 싶습니다.

따뜻한 봄날, 야산의 낙엽속에서 고개를 드는 구슬붕이의 꽃말은 기쁜 소식이다. 사진=조용경

“산자락 양지쪽의 우거진 낙엽 사이/ 귀여운 종 모양의 난장이 보라색 꽃/ 빼꼼히 눈맞춤 하며 봄소식을 전하네/ 쓰디쓴 맛이 나도 이름은 구슬붕이/ 오밀조밀 가지마다 오똑한 작은 풀꽃/ 가슴에 차오른 기쁨 종소리가 들리네”

어떻습니까. 졸시입니다만, 기쁜 소식을 전해주는 구슬붕이의 귀여운 모습이 상상되시는가요?

강한 쓴맛을 품고 있으며, 건위제로 쓰이고, 종기를 다스리는데도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생약명은 석용담(石龍膽)이라고 합니다.

전국의 산지에 분포하며, 유사한 종으로 크기가 큰 큰구슬붕이, 한라산 고산지에 서식하며 5~7월에 꽃이 피는 흰그늘용담 등이 있습니다.

조용경 객원기자 / hansongp@gmail.com  
야생화 사진작가  
전 포스코엔지니어링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