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경의 야생화 산책] 수질정화능력 탁월한 물속의 청소부, 부레옥잠

열대나 아열대 아메리카 지역이 원산인 귀화식물…꽃말은 '승리' 혹은 '조용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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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레옥잠은 탁월한 수질정화능력을 지닌 물속의 청소원이다. 사진=야생화 동호회 들꽃마을 촌장 한우리 전용회


한여름 날 주변의 저수지나 연못의 물 위를 떠다니며 사는 잎도 줄기도 녹색인 수생식물의 돛대처럼 생긴 줄기에 연보라색의 예쁜 꽃들이 방망이처럼 피어있는 모습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부레옥잠'입니다. 외떡잎식물로 물옥잠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지요.

부레옥잠은 열대나 아열대 아메리카 지역이 원산인 귀화식물입니다.  

공 모양으로 부풀어 있는 잎자루 안에 공기가 들어 있어서 물에 쉽게 뜹니다. 

이 잎자루의 모양이 물고기의 부레를 닮아서 '부레옥잠' 이란 이름을 얻게 된 것이죠.

부레옥잠은 잎자루가 공처럼 부풀어 있어 물에 뜨기 쉽다. 사진=야생화 동호회 들꽃마을 촌장 한우리 전용회


아래에는 수염뿌리처럼 생긴 잔뿌리들이 많이 나 있습니다. 수분과 양분을 빨아들이며, 몸체를 지탱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잎은 달걀 모양의 원형으로, 폭과 길이가 각기 5~10 cm 내외이며, 밝은 녹색이고 윤기가 납니다.

8월에서 9월에 걸쳐 10~20cm 높이로 올린 꽃대에 연한 보랏빛의 꽃이 이삭꽃차례(穗狀花序)로 달립니다. 밑부분은 통 모양이나 윗부분은 깔때기처럼 펼쳐지고 6개의 갈래로 갈라집니다. 위쪽의 가장 큰 조각에는 노란색 반점이 있습니다.

수술은 여섯 개로 그중 3개는 길게 뻗어있고, 암술대는 실처럼 가늘고 깁니다. 

여리고 예쁜 꽃은 단 하루만 피었다 시들어 버리는 일일화(一日花)여서 안타깝습니다.

부레옥잠은 수질 정화능력이 뛰어난 식물로, 호수나 연못의 수질을 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번식력과 생존능력이 뛰어납니다.

부레옥잠의 꽃말은 '승리' 혹은 '조용한 사랑' 입니다. 강한 비바람 속에서도 물 위를 떠다니며 생명을 유지하고, 조용히 물속을 청소하면서 때가 되면 예쁜 꽃을 피워내는 모습이 애잔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그런 부레옥잠의 아름다움과 특징을 한 수의 시조로 표현해 보았습니다. 

”한여름 연못 위에 어여쁜 돛배 떴다/ 수상족 본능인가 물 위를 떠다니다/ 먼 고향 그리며 피운 연보랏빛 꽃송이 /이국 땅 겨운 삶에 뿌리도 못 내리고/ 맡은 일 수질 정화 얼마나 고달픈가/ 단 하루 꽃피고 지는 한살이가 가엾네”

제가 좋아하는 미얀마의 드넓은 '인레' 호수에는 사시사철 부레옥잠이 흐드러지게 피어서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본문에 사용된 두 장의 사진은 야생화 동호회 들꽃마을 촌장인 한우리 전용회님의 작품입니다.

조용경 객원기자 / hansongp@gmail.com  
야생화 사진작가  
전 포스코엔지니어링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