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하늘을 바라보고 핀다 하여 날개하늘나리란 이름을 얻게 되었다. 사진=조용경
무더운 여름날 백두대간의 고산지대, 양지바른 산등성이에서 하늘을 향해 활짝 핀 주황색의 커다란 꽃을 드물게 볼 수 있습니다.
외떡잎식물이며 백합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 '날개하늘나리' 입니다.
날개하늘나리는 극동 러시아와 중국의 동북부, 그리고 일본 북부의 고산지대에 자생하는 식물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백두산 일대에서 많이 볼 수 있고, 강원도나 지리산 일대의 1200m~1600m 사이 고산에서 드물게 볼 수 있습니다.
직경 3~5cm 정도의 공 모양인 땅속 비늘줄기에서 나온 줄기는 원기둥 모양으로 곧게 서는데, 키는 30~90cm 정도이며 1m 넘게 자라기도 합니다.
줄기의 밑부분에는 자줏빛 반점이 있고, 윗부분에는 털이 있습니다. 끝부분에는 물고기 지느러미를 닮은 좁은 선형의 날개가 세로로 달려 있습니다.
날개하늘나리는 줄기 끝에 지느러미모양의 날개가 있다. 사진=조용경
꽃은 7~8월에 피고, 꽃병 모양의 꽃 1~6송이가 산형(繖形, 하나의 줄기에서 나온 여러 개의 꽃자루에서 꽃들이 모여 피는 형태)으로 달립니다.
꽃잎은 여섯 장으로 끝이 뒤로 살짝 젖혀지는데, 길이는 7~8 cm입니다. 진한 주황색 바탕에 자주색 반점이 있습니다. 수술은 여섯개이며 암술은 하나입니다.
줄기에 선형의 날개가 있고, 꽃이 하늘을 향해 피는 특징 때문에 '날개하늘나리'라는 이름이 붙은 듯합니다.
꽃이 예쁘고 화려해서 무분별한 남획의 대상이 되는 바람에, 2012년부터는 환경부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해서 보호하고 있습니다.
날개하늘나리는 환경부가 멸종위기생물 2급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사진=조용경
날개하늘나리의 꽃말은 '열정'입니다. 무더운 여름날, 고산 지대의 산등성이에서 피어나는 강렬한 색감은 보는 순간 '뜨거운 열정'을 느끼게 합니다.
저는 날개하늘나리를 백두산 자락의 이도백하(二道白河)에서 처음 보았고, 국내에서는 강원도의 태백산과 오대산에서 만났습니다. 워낙 만나기가 힘든 꽃이다 보니 문학작품의 소재가 된 적도 거의 없는 듯합니다.
그래서 부족하지만 ‘날개하늘나리’의 아름다움을 제가 한 수 시조로 그려 보았습니다.
“하늘을 찌를 듯한 백두대간 능선 따라/ 줄기에 날개 달고 태양을 그려 피는/ 올곧은 하늘바라기 붉은 열정 넘치네”
관상용이지만, 자생지에서만 즐겨준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조용경 객원기자 / hansongp@gmail.com
야생화 사진작가
전 포스코엔지니어링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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