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경의 야생화 산책] 어린잎 내어 식탁 책임지는 '참취'

산지 햇살 잘 드는 숲속에서 피어나는 하얀 색 작은 꽃…취나물은 참취의 어린잎 따서 말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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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좋아하는 취나물은 참취의 어린순을 따러 말린 것이다. 사진=조용경

한국인으로서 '취나물'을 모르거나,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최고의 산나물로 인정하는 취나물이 바로 '참취'의 어린잎을 따서 말린 것이랍니다.

“자연을 알지 못하는/ 알려고도 하지 않는/ 사람은 모르지/ 함께 사는 세상/ 봄철 식탁에서 입맛 돋우는/ 향그러운 취나물이/ 어떻게 싹을 틔우고 꽃 피우는지/ 자연을 들여다보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은 모르지/ 씨로 유성번식을 하면서도/ 흙에 닿은 잎에서 뿌리를 내리는/ 무성번식도 한다는 것을/ 그렇게 피운 하얀 별꽃이/ 가을 밤하늘/ 차가운 지상을 밝히며/ 가난한 마음을 어루만지고 있다는 것을/ 알 리 없지”

김승기 시인의 시 '참취꽃' 입니다. 시인은 언어의 화가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참취는 중간 이상의 산지, 햇살이 밝게 비치는 숲속에서 핀다. 사진=조용경

9월부터 늦은 10월까지 산지의 햇살이 잘 드는 숲속에서 긴 줄기의 윗부분에 무더기로 달려 하늘거리는 하얀 색의 작은 꽃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인 '참취'입니다.

참취는 땅속줄기로 겨울을 나고, 이른 봄에 여러 장의 넓은 뿌리잎이 나옵니다. 뿌리잎은 잎자루가 길고 심장 모양이며, 가장자리에 굵은 톱니가 있으나 꽃이 필 무렵에는 없어집니다. 줄기잎은 어긋나기하며  잎자루에 날개가 있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습니다. 위로 올라갈수록 잎은 점차 작아지지요. 

땅속줄기에서 돋아오르는 줄기는 곧게 서고, 1~1.5m까지 자라며 윗부분에서 여러 개의 가지로 갈라지고, 8월 이후에 가지 끝에 하나씩의 꽃이 달립니다. 

참취꽃은 수많은 통꽃과 6~8 개의 혀꽃(설상화)으로 구성돼 있다. 사진=조용경

꽃은 8~10월에 걸쳐서 피고, 흰색이며 산방꽃차례로 달립니다. 꽃송이의 중앙에는 수십 개의 통꽃(管狀花)이 모여 나고, 가장자리에는 6~8개의 혀꽃(舌狀花)이 돌려납니다.

참취의 꽃말은 '이별' 혹은 '님을 위하여' 입니다. 먼 길 떠날 님을 위하여 고향 냄새가 풍기는 향긋한 취나물을 준비하는 여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꽃말이군요…

혈행을 개선하며 고지혈증 치료와 장염에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생약명은 동풍채(東風菜) 또는 산백채(山白菜)라고 합니다.

취나물이 워낙 인기가 있고, 수요도 많아서 취나물용 참취는 농가에서 대규모로 재배를 한다고 합니다.

취나물만 좋아하지 말고 참취꽃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조용경 객원기자 / hansongp@gmail.com  
야생화 사진작가  
전 포스코엔지니어링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