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꿩의다리는 노란 꽃술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서 황금덩이처럼 보인다. 사진=조용경
7~8월 경에 경기도나 강원도 지방의 야산 자락을 다니다 보면 노란 꽃술이 황금빛으로 반짝이는 보라색 꽃들이 나무처럼 보이는 줄기에 다닥다닥 붙어서 핀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금꿩의다리'라고 하는, 귀한 야생화입니다.
쌍떡잎식물로,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지요.
워낙 귀한 꽃이다 보니 보이는 족족 손을 타게 돼서, 요즘은 야생에서 보기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금꿩의다리는 주로 경기, 강원 지역의 산자락이나 계곡 주변에서 자라며, 높이는 1m 내외, 크게는 2m까지도 자랍니다.
줄기는 곧게 서는데 자줏빛이며, 위로 올라가면서 여러 갈래로 가지를 칩니다.
금꿩의다리는 키가 훌쩍 커서 2m에 달하는 것도 있다. 사진=조용경
잎은 어긋나기하며, 길이는 2~3cm, 너비는 2cm 정도이고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으로, 끝에 3개의 톱니가 있답니다.
7~8월에 걸쳐 보라색, 혹은 옅은 자주색의 꽃이 줄기 끝에서 피는데, 보라색으로 보이는 4장은 꽃잎이 아니라 꽃받침입니다.
암술과 수술의 숫자가 많은데, 수술대와 꽃밥은 노란색입니다.
줄기의 마디가 꿩의 다리를 닮아서 '꿩의다리' 인데, 수술이 뭉친 것이 황금색이어서 금꿩의다리로 이름이 지어진 것 같습니다.
금꿩의다리는 '키다리 인형'이라는 특이한 꽃말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마 다른 '꿩의다리' 종류들보다 워낙 키가 커서 그리 된 것 아닐까요?
금꿩의다리는 보기가 쉽지않은 우리나라 특산식물이다. 사진=조용경
김길자 시인은 금꿩의다리라는 시에서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헌칠한 키에 / 다섯 폭 치마 힘껏 펼쳐 들고 / 꽃망울 터트리는 그 자태 / 고요가 흐르는 숲 속에 / 보랏빛 꽃잎에 노랑 꽃술로 / 아니, / 노랑 꽃술이 꽃술 아닌 꽃으로 / 자신을 지키며 피는 것을 / 바람은 알았을까”
저는 이 시를 읽으면서 시가 아니라, 시인이 글자를 가지고 그림을 그려놓은 듯한 느낌을 받았답니다.
우리나라의 중부 이북 지방의 높은 산 계곡 부근에 자생하는 한국 특산식물이지만, 처음 발견한 것은 로체브룬(Rochebrun)이라는 외국 학자입니다. 그래서 학명에는 그의 이름이 들어가 있다고 합니다.
조용경 객원기자 / hansongp@gmail.com
야생화 사진작가
전 포스코엔지니어링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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