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제철 등 중후장대 산업에 주력해 남성 비율이 유독 높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여성 임직원수가 최근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채용인원 중 여성 비율이 현재의 여성 임직원수 비중을 크게 앞지르고 있어 남녀 차이가 더 빠르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16일 데이터뉴스가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와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주요 계열사의 여성 임직원 비율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자동차는 2017년 3403명(국내 기준)이었던 여성 임직원이 2018년 3577명으로 5.11% 증가한데 이어 지난해 3751명을 기록, 또 다시 4.86% 증가했다. 전체 임직원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8년 5.15%를 기록하며 5%대에 진입한데 이어 지난해 5.36%로 0.21%p 증가했다.
기아자동차는 지난 2년간 여성 임직원이 1014명에서 1330명으로 316명 늘어나 31.1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 중 여성 임직원 증가율이 가장 높다.
현대모비스도 여성 임직원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11%대의 여성 임직원 비중을 달성했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 중 유일한 두 자리 수 여성 임직원 비율을 보여주고 있다. 현대제철과 현대위아도 지난해 10%대의 높은 여성 임직원 증가율을 기록했다.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여성 관리자 비중도 증가 추세를 보였다.
기아자동차의 여성 관리자는 2017년 69명에서 2018년 91명으로 31.88% 증가한데 이어 지난해에도 21.98% 가파른 증가세를 유지했다. 현대모비스도 2018년 여성 관리자 비중이 2.20%로 2%대에 접어든데 이어 지난해 2.46%를 기록,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최근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의 여성 채용인원 비율이 현재 여성 임직원 비율을 큰 폭으로 웃돌고 있어 주목된다. 이는 향후 현대차그룹 남녀 임직원수 차이가 좀 더 빠르게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을 가능하게 한다.
기아자동차의 경우 2017년 전체 채용인원의 3.76%에 그쳤던 여성 비중이 2018년 20.06%로 크게 늘었고, 지난해에는 22.28%를 기록했다. 현대위아도 채용인원 중 여성 비율이 2018년 14.44%에서 2019년 21.57%로 상승했다.
이처럼 현대차그룹의 여성 임직원수와 여성 채용인원 비율이 뚜렷하게 증가한 것은 대체로 남성 비율이 높은 제조부문 외에 IT, 연구개발, 디자인 등의 인력 수요가 늘어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주요 계열사들이 여성 관리자 비율 상승을 주요 목표로 세워 실행하고 있는 것도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 이행에 참여하고 있는 현대모비스는 중점 추진 목표에 여성 관리자 비율 확대를 포함했다. 현대모비스는 이를 위해 평가 및 승진 심사 시 성별에 따른 불이익과 차별을 금지하고, 성별에 차별 없는 보상체계를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기아자동차는 모든 임직원이 동등한 기회를 통해 성장하도록 지원하고 성과 중심의 관리자 선발로 여성 관리자 비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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