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제비꽃은 잎이 새의 깃털처럼 갈라진 특이한 모습이다. 사진=조용경
3월 말에서 4월에 걸쳐 야산을 다니다 보면 새의 깃털처럼 찢어진 잎 사이에서 하얀색 꽃들이 마치 앉은뱅이처럼 땅바닥에 붙어서 올망졸망 피어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남산제비꽃입니다. 남산제비꽃은 쌍떡잎식물이며, 제비꽃 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보통 제비꽃 하면 보라색 꽃을 떠올리지만, 우리나라에는 약 50여 종의 제비꽃 종류가 있습니다. 색깔도 보라색, 노란색, 흰색, 알록달록한 색 등으로 다양한데, 남산제비꽃은 흰색이며 남산에서 처음 발견되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네요.
남산제비꽃은 우리나라 전역의 부식토가 많은 산지의 반그늘, 특히 물 빠짐이 좋은 토양에서 자생합니다. 뿌리 부분에서 나온 잎이 세 가닥으로 갈라지며, 양쪽의 잎이 다시 두 가닥으로 갈라집니다. 전체적인 잎의 모양은 새의 깃털 형상이며, 키는 5~15cm 내외로 자랍니다.
남산제비꽃의 꽃송이는 마치 먹이 달라고 우는 제비새끼들 같다. 사진=조용경
꽃은 3월 말에서 5월 사이에 피는데, 잎들 사이에서 꽃줄기가 나오고 그 끝에 우윳빛의 흰색 꽃이 하나씩 달립니다. 꽃잎 안쪽에는 선명한 자색의 줄무늬가 있습니다.
꽃 뒤쪽에는 원기둥 모양의 꿀주머니가 있으며, 5개의 수술과 1개의 암술이 있습니다. 꽃받침 조각도 5개입니다.
열매는 삭과이며 6~8월경에 긴 타원형으로 달립니다.
제비꽃 종류의 잎은 대개 긴 타원형이거나 심장형입니다. 남산제비꽃의 잎은 새의 깃털 모양으로 갈라지기 때문에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남산제비꽃의 꽃말은 따로 없고, 제비꽃 종류의 꽃말은 '순진한 사랑', 혹은 '나를 생각해 주오'라고 합니다.
남산제비꽃은 대개 무리를 지어서 핀다. 사진=조용경
김선희 시인은 '하얀 제비꽃 군락'이라는 시에서 이렇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올망졸망 모여든 / 키 작은 제비꽃 군락 틈에서 / 다소곳이 꽃잎 내밀며 세상 향해 퍼져 있구나 / 올해도 여전히 / 너희들의 모습은 / 한 군락을 이루며 / 큰 나무 아래서 반기는구나 / 겨울의 피곤함을 / 뒤로 한 듯 / 겨울의 눈들을 대신해 / 하얀 제비꽃으로 / 태어났구나”
땅에 붙어서 무리를 지어 피는 하얀 남산제비꽃의 모습이 연상되지 않습니까?
어린 순은 식용으로도 쓰이는데, 한방에서는 간 기능 촉진, 태독, 감기 등의 약재로도 쓴다고 합니다.
한국과 일본에 주로 분포한다고 하네요.
조용경 객원기자 / hansongp@gmail.com
야생화 사진작가
전 포스코엔지니어링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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