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혁주 LG유플러스 CFO, 윤경근 KT 재무실장, 윤풍영 SK텔레콤 코퍼레이트1센터장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는 5G 서비스 2년째인 올해 통신설비, 마케팅에 투입되는 막대한 비용을 잘 관리하면서 수익성을 담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들 거대 통신사의 곳간을 책임진 최고재무책임자(CFO)의 고심이 깊어지는 이유다. 이혁주 LG유플러스 부사장, 윤경근 KT 전무, 윤풍영 SK텔레콤 전무 등 통신3사 CFO는 서로 다른 색깔과 강점을 살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수익성 개선과 지속가능한 성장 발판 마련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혁주 LG유플러스 CFO(부사장)은 지주사인 ㈜LG를 비롯해 여러 계열사에서 CFO 경력을 쌓은 LG그룹의 대표적인 ‘재무통’이다. 이 부사장은 2016년부터 5년째 LG유플러스 재무를 책임지고 있다. 이 부사장은 통신3사 CFO 중 가장 통신사업자 재무책임자 경력이 가장 길다. 또 유일한 등기임원이다.
이 부사장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LG경제연구원에 입사했다. ㈜LG로 자리를 옮긴 뒤 재무개선팀과 재경팀에서 일했다. 이후 LG파워콤 경영기획담당 상무를 거쳐 LG CNS 경영관리부문장을 맡았다. ㈜LG로 돌아와 재경팀장을 맡다 권영수 ㈜LG 부회장이 LG유플러스 CEO로 선임된 2015년 말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LG유플러스 CFO로 옮겼다.
이 부사장은 LG그룹의 재무라인에서 줄곧 커리어를 쌓아 높은 재무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또 ㈜LG 재경팀장을 맡아 계열사를 관리하는 중책을 수행해 다양한 산업군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나이와 CFO 경력 모두 최고참인 이 부사장은 비교적 솔직하게 할 말을 하는 스타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5G 서비스 상용화 후 마케팅 비용과 공격적 투자로 영업이익이 크게 준 것과 관련, “참혹한 심정”이라고 말한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이 부사장은 “지나친 5G 가입자 경쟁이 지속되면 영업이익이 더 나빠질 수 있다”며 “지나치게 5G 가입 경쟁에 대한 강박을 버렸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윤경근 KT 전무는 2018년 1월 재무실장을 맡으면서 KT CFO로 활동을 시작했다. 윤 실장은 KTF와 KT에서 줄곧 커리어를 쌓은 ‘KT맨’이다. 연세대에서 경제학(석사)을 전공한 윤 실장은 KTF에서 전략기획팀장, 혁신추진실장, 비전추진실장 등 전략파트에서 주로 일했다. 이후 KT에서 윤리센터장, 비서실2담당을 거쳐 재무실장에 올랐다. 윤 실장은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으면서 조용하고 꼼꼼하게 일을 처리하는 스타일로 알려졌다.
윤풍영 SK텔레콤 코퍼레이트1센터장은 지난해 초 CFO를 맡았다. 윤 센터장은 1974년생으로 이 부사장, 윤 전무와 10년 이상 차이가 난다. 유일하게 공대(연세대 기계공학) 출신인 윤 센터장은 프랑스 인시드대 MBA를 마치며 경영에 대한 전문성도 확보했다.
IBM 개발자로 시작한 윤 센터장은 2008년 SK텔레콤에 합류한 뒤 SK그룹의 중요한 인수합병(M&A)건에 참여해 M&A 전문가로 통한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부장과 함께 하이닉스 인수건에 참여했고, SK C&C로 옮겨 SK C&C와 SK홀딩스의 합병작업에도 참여했다. 2018년 SK텔레콤에 포트폴리오매니지먼트실장으로 복귀한 뒤 11번가 분할과 펀딩, 인포섹 인수, 2019년 ‘푹’과 ‘옥수수’ 서비스를 통합한 ‘웨이브(wavve)’ 설립 등 굵직한 거래를 주도했다.
윤 센터장은 이 같은 커리어를 통해 다양한 산업에 대한 통찰력과 노하우를 쌓아 최근 CFO의 주요 역할로 떠오른 ‘M&A를 통한 성장발판 마련’에 강점을 갖고 있다. 특히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온 박정호 사장, 유영상 사업부장과 함께 SK텔레콤이 ‘ICT 복합기업’으로 거듭나는데 ‘키맨’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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