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의 당기순이익이 6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이 회사는 지난해 3월 각자 대표 체제에서 3인 대표 체제로 전환하고 실적 개선을 도모했으나,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태양광 패널용 폴리실리콘 사업 중단을 선언한데 이어 인력 구조조정의 칼까지 뽑아든 오너3세 이우현 대표이사 부회장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9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OCI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2019년 연결(잠정) 기준 매출 규모는 2조6051억 원, 영업이익 -1806억 원, 당기순이익 -8073억 원으로 집계됐다. 매출 규모는 1년 전(3조1121억 원)보다 16.3%줄었고, 순이익은 이우현 OCI 대표이사 부회장이 취임했던 2013년 -2877억 원 이후 6년 만에 적자 전환됐다.
이 부회장은 1968년생으로 서강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인물이다. 1992년 인터내셔널 로우 머티리얼, 1996년 BT울펜손, 1998년 CSFB(크레디트 스위스 퍼스트 보스톤) 홍콩, 2005년 동양제철화학 전략기획본부장 전무, 2007년 OCI 사업총괄 부사장(CMO) 등을 거쳐 지난 2013년 3월 OCI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지난해인 2019년 3월에는 부회장으로 취임하며 회사 내 장악력을 확대했다.
당시 이 부회장은 백우석 대표이사 부회장을 회장으로 임명하고 신규 사장에 김택중 OCIMSB 사장을 선임했다. 업계에서는 업황 악화와 실적 부진 등 난제가 산적한 가운데 각자 대표 체제에서 3인 체제로 전환한 OCI가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했다.
그러나 OCI의 지난해 순이익 규모는 이우현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했던 2013년 이후 최저치에 머물면서 실적 개선에 실패한 모양세다.
실제로 이 대표가 취임하기 이전인 2012년 OCI의 매출 규모는 3조2184억 원이었다. 그러나 이듬해인 2013년 2조2381억 원까지 매출이 급감했고, 2017년 3조6316억 원까지 늘어났다가 2018년 3조1121억 원, 2019년 2조6051억 원으로 2년 연속 감소세를 유지했다.
영업이익은 6년 만에 가장 큰 적자를 기록했다.
OCI의 영업이익은 2013년 1867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 이후 2015년까지 3년 연속 적자를 내다가 2016년 1325억 원으로 흑자 전환됐다. 이후 2017년 2844억 원, 2018년 1586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를 유지하다가 2019년 1806억 원의 적자로 전환됐다. 2013년의 1867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 이후 6년 만에 최저 수준의 영업이익을 올린 셈이다.
당기순이익 역시 6년 만에 적자 전환되며 이우현 대표 체제 들어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
이 대표가 취임했던 2013년 OCI의 순이익 규모는 -2877억 원이었다. 이듬해인 2014년 423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고, 2015년 1820억 원, 2016년 2194억 원, 2017년 2326억 원, 2018년 1038억 원의 흑자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8073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다시금 적자 전환됐다. 2013년(-2877억 원)보다 적자 규모가 2.8배나 늘었다.
OCI의 실적 악화는 태양광 산업의 업황 악화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OCI는 IR(Investor Relations)자료를 통해 중국 시장 위축에 따른 폴리실리콘 가격 급락과 시장 경젱 심화로 7463억 원의 자산손상차손을 인식했다고 밝혔다.
업황 악화로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OCI는 지난 2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군산공장의 폴리실리콘 생산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군산공장은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생산해 왔던 곳이다. 군산 1·2·3공장 중 2·3공장은 가동을 중단했고, 1공장은 설비 보완 후 오는 5월부터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을 생산할 예정이다.
결국 OCI는 전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으며 인력 구조조정까지 돌입했다. 업계에서는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국내 사업 철수로 공장 가동률이 줄어듬에 따라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해 왔다.
이에 따라 고 이회림 동양제철화학그룹 창업주의 손자이자 고 이수영 전 OCI 회장의 장남인 이우현 대표의 경영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사업 철수와 인력 구조조정 등으로 어수선한 내부를 안정시키고, 업황 악화로 추락한 실적을 개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시연 기자 si-yeon@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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