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아비꽃대는 하얀 솔처럼 생긴 꽃이 긴 줄기 끝에 한송이씩 달린다. 사진=조용경
4월 중순에서 5월 중순에 걸쳐 산지의 관목 그늘에서, 목이 긴 병을 씻는 솔처럼 생긴 하얀 꽃들이 한송이씩, 혹은 무리지어 핀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솔 모양의 그 특이한 모습이 눈부시게 아름다워서 눈길을 주지 않을 수 없습니다.
'홀아비꽃대' 입니다. 홀아비꽃대과에 속하는 다년생의 화초이지요.
홀아비꽃대는 봄이 익어갈 무렵 그늘진 산지의 습기가 있고 부식질이 풍부한 토양에서 자랍니다.
봄이 와서 얼음이 녹으면 겨우내 땅속에 있던 뿌리가 옆으로 뻗어가면서 마디마다 줄기가 솟아 나와서 20~30cm 높이로 곧게 뻗어 오릅니다. 그래서 보통은 여러 송이가 무리를 지어서 핍니다.
홀아비꽃대는 줄기 끝에 한송이씩 달리지만, 무리를 지어서 피어난다. 사진=조용경
줄기 아래에는 비늘처럼 생긴 잎이 달리고, 위쪽에 4장의 잎이 마주나기로 달립니다. 두 장씩 마주 달리지만, 마디 사이가 좁아서 마치 네 장이 돌려나기로 난 것처럼 보이지요.
잎은 타원형이며 가장자리에는 뾰족한 톱니가 있습니다.
꽃은 4월 중순부터 피기 시작하는데, 양성화이며 긴 줄기 끝에 한 송이씩 하얀 솔모양으로 핍니다.
줄기의 끝에 핀 꽃을 네 장의 잎이 감싸고 있는 듯한 모양이 촛불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꽃잎은 없고, 아랫부분이 붙은 3개의 수술은 흰색이며, 씨방 뒷면에 붙어 있습니다. 가운데 있는 수술은 꽃밥이 없고 양쪽 옆에 있는 수술은 수술대 아래에 꽃밥이 있습니다.
열매는 9~10월에 달리는데 거꾸로 세운 달걀 모양입니다.
홀아비꽃대의 꽃말은 외로운 사람이다. 사진=조용경
홀아비꽃대의 꽃말은 '외로운 사람'입니다.
하나의 뿌리에서 단 하나의 꽃줄기가 나와서 흰꽃을 피우기 때문에 아내를 먼저 보낸 홀아비처럼 외롭고 쓸쓸하게 보인다 하여 그런 이름을 얻게 된 것 같습니다.
그 흰색의 눈부신 아름다움에서 저는 '외로움' 보다는 '고고함'을 엿봅니다.
'유유'라는 시인은 '외로움 달래는 홀아비꽃대'라는 시에서 “만남보다는 이별이 익숙해졌기에 / 잊고 버리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 미련이 없다 / 그런데도 / 그럼에도 말이다 / 홀아비 여럿 모이면 / 자존심 세우느라고 난리다 / 기가 찰 노릇 / 그래서 홀아비는 냄새가 나는 모양이다”라고 노래했습니다.
한 송이씩 떨어져서 핀 모습이 자존심 세우는 것으로 보인 모양입니다.
조용경 객원기자 / hansongp@gmail.com
야생화 사진작가
(사)글로벌인재경영원 이사장
전 포스코엔지니어링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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