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며느리밥풀은 현삼과의 한해살이풀이다. 사진=조용경
송수권 시인은 '며느리밥풀꽃'이란 시에서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혀끝에 감춘 밥알 두알 / 몰래몰래 울음 훔쳐먹고 그 울음도 지쳐 / 추스럼 끝에 피는 꽃, 며느리밥풀꽃, / 햇빛 기진하면은 혀 빼물고 / 지금도 그 바위섬 그늘에 피었느니라”
흔히 '며느리밥풀꽃'이라고 얘기하는 꽃의 정식 명칭은 '꽃며느리밥풀'입니다.
꽃며느리밥풀은 쌍떡잎식물이며, 현삼과에 속하는 한해살이풀입니다.
비교적 높은 산지의 볕이 잘 드는 숲 가장자리에서 자랍니다. 줄기는 곧게 서고 가지가 마주 나면서 갈라지고, 키는 30~50cm까지 자랍니다.
잎은 마주나고 갸름한 달걀모양 또는 긴 타원형을 이룹니다. 끝이 뾰족하고 잎의 양쪽 면에 짧은 털이 있습니다. 길이는 5~7cm, 너비는 1.5~2.5cm 정도이고 가장자리를 톱니가 없이 밋밋합니다.
꽃며느리밥풀은 아랫입술의 가운데 조각에 밥알처럼 생긴 2 개의 흰색 돌기가 있다. 사진=조용경
꽃은 7~9월에 붉은 자주색으로 피어납니다. 가지 끝에 수상꽃차례(이삭 모양)를 이루며 달립니다. 화포는 녹색이고 잎 모양이며 자루가 있고 끝이 뾰족합니다. 화관은 길이 15~20mm의 원통 모양이고 끝은 입술 모양으로 튀어나와 있습니다.
아랫입술의 가운데 조각에 마치 밥알처럼 생긴 2개의 흰색 돌기가 있는데, 점차 붉은색으로 변합니다.
열매는 삭과로 9~10월에 익습니다. 달걀모양으로 끝이 뾰족하며, 속에 든 종자는 타원형의 검은색입니다.
꽃며느리밥풀은 시어머니에게 구박받고 죽은 며느리의 슬픈 전설이 얽힌 꽃이다. 사진=조용경
이 밥알 모양의 돌기와 관련된 슬픈 전설이 있습니다.
못된 시어머니의 밑에서 고된 시집살이를 하며 늘 배를 곯던 며느리가 어느 날 시어머니 몰래 부엌에서 밥을 한 숟갈 입에 넣었다가 시어머니에게 맞아 죽었는데, 이듬해 며느리의 무덤가에서 붉은 입술에 흰 밥알 2개를 문 꽃이 피어났다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인지 이 꽃의 꽃말은 '여인의 한' 또는 '질투'라고 합니다.
가을에 산행을 하다가 이 꽃을 만나시거든 꽃의 전설에 얽힌 슬픈 며느리 생각도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조용경 객원기자 / hansongp@gmail.com
야생화 사진작가
(사)글로벌인재경영원 이사장
전 포스코엔지니어링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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