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솔송은 해발 2000m 내외의 풀밭에서 자생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백두산 정상 주변의 풀밭이나 암석 지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사진=조용경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 천지를 다녀오신 분들 많이 계시지요?
천지 주변의 산록을 거닐다 보면 바닥으로 깔리는 침엽수 모양의 잎들 사이에 앙증맞은 항아리 모양의 붉은색 꽃들이 고개를 숙이고 배시시 웃는 듯한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이 꽃이 바로 '가솔송'입니다.
가솔송은 쌍떡잎식물로, 진달래과에 속하는 상록 소관목입니다.
이처럼 가솔송은 풀꽃이 아니라 나무꽃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백두산 정상 주변의 풀밭이나 암석 지대에서 무리를 지어서 자생하고 있습니다.
수년 전, 일본 홋카이도의 다이세츠산(大雪山)을 등산하다가 해발 2000m 가까운 고산지에 가솔송이 흐드러지게 핀 모습을 한동안 황홀하게 바라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가솔송은 진달래과의 작은 관목으로 지표면에 붙어서 자란다. 사진=조용경
가솔송은 나무이면서 키가 10~30cm 정도로 지표를 덮는 것처럼 옆으로 기면서 자랍니다.
가지가 많이 갈라지고, 잎은 전나무 잎처럼 빽빽하게 모여서 납니다. 끝이 둥글고 가장자리는 톱니 형태이며, 잎의 뒷면에는 흰색의 털이 있습니다.
7월경에 묵은 가지 끝에 작은 항아리 모양의 홍자색 꽃이 핍니다.
가솔송의 잎은 침엽수형이다. 2~6송이의 홍자색 꽃이 아래를 향해 핀다. 사진=조용경
꽃은 크기가 7~8mm로 2~6송이씩 아래쪽을 향하여 달립니다. 꽃자루는 2~2.5cm이며 잔털이 가득 나 있습니다.
9월에서 10월 사이에 익는 열매는 길이 4mm 정도의 삭과로서, 속에는 길이 1mm 정도의 노란색 씨앗이 들어있습니다. 드물게는 흰색의 꽃이 피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
북한에서는 가솔송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가솔송의 꽃말은 '수줍음'입니다.
아주 작고 귀여운 모습의 연한 붉은색의 꽃이 마치 고개를 숙인 것처럼 아래를 향하여 입술을 오므리고 핀 듯한 모습을 보면, 낯선 산객을 만나 고개를 들지 못하는 산골 처녀의 수줍은 모습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답니다.
요즘은 여름이 오면 많은 사람이 중국을 통해 백두산을 찾곤 합니다.
천지를 올라 그 성스러운 웅자를 보며 통일을 기원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지만, 예쁜 가솔송을 만나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 같습니다.
조용경 객원기자 / hansongp@gmail.com
야생화 사진작가
(사)글로벌인재경영원 이사장
전 포스코엔지니어링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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