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의 상반기 누적 매출 규모가 주요 제약사 가운데 홀로 뒷걸음질 쳤다. 영업이익은 6억 원에 그치며 1년 전보다 98.4% 급감했다. 이정희 유한양행 대표 체제 이후 최저 실적이다.
17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유한양행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연결·누적기준 매출 규모는 7043억 원으로 전년 동기(7260억 원) 대비 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6억 원, 213억 원으로 1년 전(영업이익 422억 원, 당기순이익 377억 원)보다 98.4%, 43.4%씩 급감했다.
유한양행의 매출 감소는 타 제약사들과 비교해도 두드러진다.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 규모 5000억 원 이상 제약사(유한양행·GC녹십자·광동제약·대웅제약·한미약품·종근당) 6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총 매출 규모는 3조5701억 원으로 1년 전 동기(3조3791억 원) 대비 5.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한양행의 매출 규모가 홀로 역성장함에 따라 업계 2위인 녹십자와의 격차는 지난해 상반기 901억 원에서 올해 579억 원으로 322억 원 좁혀졌다.
영업이익 감소폭도 업계 1위다.
6개 제약사의 영업이익 규모는 2018년 상반기 1816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1668억 원으로 8.2% 줄었다. 이 기간 유한양행은 98.4%의 영업이익 감소율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 규모는 지분법투자손익 206억 원이 반영됨에 따라 감소율이 43.4%에 그쳤다. 그러나 업계 당기순이익 감소율이 11%인 점을 감안하면 유한양행의 순익 감소폭은 타 제약사보다 두드러진다.
특히 올해 상반기 유한양행 매출규모는 이정희 대표 취임 이후 첫 역성장이라는 점에서 이목이 쏠린다.
이정희 대표는 1951년생으로 영남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1978년 유한양행으로 입사했다. 이후 유한양행 병원영업부 부장, 유한양행 마케팅홍보담당 상무, 유한양행 부사장 등을 거쳐 지난 2015년 3월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로 선임됐다.
이정희 대표 취임 전인 2014년 상반기 유한양행의 매출 규모는 4848억 원이었다. 이후 2015년(상반기 기준) 140억 원, 2016년 6092억 원, 2017년 7062억 원, 2018년 7260억 원으로 4년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던 유한양행의 매출 규모는 올해 7043억 원에 그치며 1년 전보다 3% 감소했다.
영업이익 규모는 이미 2018년 상반기부터 쪼그라들기 시작했다.
2014년 상반기 333억 원이었던 유한양행의 영업이익 규모는 2017년 상반기 562억 원까지 증가했다. 그러나 이듬해인 2018년 상반기 422억 원, 2019년 상반기 6억 원으로 급감했다. 5년 사이 98% 줄어든 셈이다.
당기순이익 규모 역시 2014년 상반기 481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213억 원으로 5년 사이 55.7% 쪼그라들었다. 지분법투자손익 206억을 제외하면 일회성이익을 제외한 당기순이익 규모는 이보다 적어진다.
영업이익 감소에는 매출원가율 상승과 연구개발비 규모 확대 등이 이유로 꼽힌다.
실제로 매출원가율은 2014년 상반기 68.9%에서 올해 상반기 71.3%로 2.4%포인트 상승했다. 판매관리비를 매출액으로 나눈 판관비율은 2014년 상반기 21.1%에서 2019년 상반기 22.1%로 1%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연구개발비 규모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3.1%에서 6.5%로 3.4%포인트 상승했다.
박시연 기자 si-yeon@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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