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빅3 제약사 가운데 유한양행(대표 이정희)과 녹십자(대표 허은철)의 영업이익·당기순이익이 모두 역성장했다. 한미약품(대표 우종수·권세창)은 매출 성장세를 보였고, 영업이익·당기순이익도 모두 증가했다.
12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유한양행·녹십자·한미약품 등 국내 상위 제약사의 상반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매출 규모는 유한양행이 7043억 원으로 여전히 3사 중 가장 크다. 이어 녹십자 6464억 원, 한미약품 5450억 원 순이다.
매출 최고 유한양행은 3개 제약사 중 유일하게 상반기 매출이 감소했다. 전년 상반기 7260억 원을 기록했던 유한양행 매출은 1년 새 3.0%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녹십자는 6359억 원에서 1.7% 늘었고, 한미약품은 4869억 원에서 11.9% 상승했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한미약품이 490억 원으로 가장 많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상반기 461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1년 새 6.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사 중 유일한 영업이익 증가세다. 당기순이익 또한 한미약품만 늘었다. 한미약품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377억 원으로 전년 동기 256억 원 대비 47.3% 증가했다.
한미약품은 ‘아모잘탄’ 등 자체개발 복합신약 중심으로 매출이 성장했다. 또한 지난 6월 파트너사 사노피와 체결한 공동연구비 감액 수정계약으로 연구개발 비용을 절감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유한양행과 녹십자는 한미약품보다 큰 매출 규모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한미약품에 뒤처진 상태다.
유한양행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422억 원에서 올해 6억 원으로 98.6% 대폭 감소했다. 당기순이익 또한 377억 원에서 213억 원으로 43.5% 감소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연구개발비 증가가 수익성 악화의 가장 큰 요인이다. 이 외에 지난해 4월 출범한 ‘뉴오리진’의 생활용품 관련 마케팅 비용이 2분기 40억 원 가까이 증가했고, 1분기 94억 원을 기록했던 기술료 수익이 2분기 19억 원으로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같은 기간 녹십자의 영업이익은 277억 원에서 24.2% 감소한 21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분기 수두백신 수출 물량 감소로 인해 일시적으로 매출 원가가 상승하고, 연구개발 비용이 증가한 탓이다.
녹십자의 당기순이익은 올해 상반기 -96억 원으로 빅3 제약사 중 홀로 적자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213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1년 새 적자 전환했다. 100억 원에 달하는 녹십자의 적자는 외부적 요인들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우선 녹십자는 바이오업체에 상당 규모의 투자를 진행했는데 최근 주식시장에서 제약·바이오섹터 전체가 폭락해 금융자산 평가손실이 커졌다. 또한 자회사 녹십자엠에스의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을 이번 2분기 실적에 반영했다. 공정위는 적십자사에 공급하는 혈액백 입찰가격을 담합해 불공정거래를 자행했다는 지적으로 녹십자엠에스와 태창산업에 총 76억98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이루비 기자 rub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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