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진 KCC회장이 모멘티브를 인수함으로써 오랜 꿈인 '실리콘'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하지만 모멘티브 인수에 따라 순차입금 증가폭이 약 2조5000억 원 내외로 예상되면서, 신용등급은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10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KCC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 회사의 올해 1분기 기준 매출액은 7817억 원으로 전년 동기(9165억 원) 대비 14.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228억 원, 332억 원으로 집계되며, 2018년 1분기(555억 원, 3763억 원) 대비 58.9%, 91.2%씩 쪼그라들었다.
정부의 각종규제로 아파트 거래량은 연일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고, 안전진단 강화로 재건축·재개발 또한 어려워지면서 인테리어와 가구수요가 줄어든 것에 영향을 받았다.
건설업계 불황으로 인해 건자재 부문의 실적이 계속해서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예상되자 KCC는 지난해 9월부터 미국의 실리콘 및 쿼츠 제조업체인 모멘티브 인수 계획을 세웠다.
실리콘 중심으로 한 고부가가치 사업을 그룹 주력 사업의 한 축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정몽진 KCC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세계 3대 실리콘 기업으로 꼽히는 미국 모멘티브 인수합병 완수가 관건"이라고 강조하며 "KCC는 지난 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여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5월14일 모멘티브 인수를 위해 MOM Holdings company의 지분 45.5%를 6358억 원에 취득함에 따라 쿼츠사업 등 일부 사업영역을 제외한 모멘티브의 경영권을 확보했다.
하지만, KCC의 모멘티브 인수에 따른 업계의 평가는 다소 부정적이다. 모멘티브가 연결대상으로 편입되면 인수금융이 포함돼 KCC의 재무건전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실제 KCC의 재무지표는 올해 1분기 기준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견조했다. 대표적인 재무건전성 지표인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는 전년 동기(65.4%, 13.4%) 대비 각각 7.8%포인트, 3.7%포인트씩 감소한 57.6%, 9.7%를 기록해 안정적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견조함은 모멘티브를 연결대상으로 편입하게 되면서 금이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한국신용평가는 모멘티브 인수에 따라 순차입금 증가폭이 약 2조5000억 원 내외로 예상된다고 분석, KCC의 신용등급을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편, 데이터뉴스 인맥연구소 리더스네트워크에 따르면 정 회장은 정상영 KCC 명예회장의 아들이자, 정몽익 KCC 대표, 정몽열 KCC건설 대표와 형제 관계다.
1960년 서울 출생으로 용산고, 고려대 경영학, 조지워싱턴대 경영학 석사를 졸업했다. 1995년 12월까지 고려화학 전무이사를 지냈으며, 1996년 KCC 싱가포르현지법인 대표이사 부사장, 1998년 KCC 부회장, 1998년 금강 부회장, 2000년 금강고려화학 대표이사 회장 등을 역임했다. 2005년 2월부터 KCC 대표이사 회장을 지내고 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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