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가 중국 타이어 업체인 더블스타를 새 주인으로 맞은지 반년이 지났지만, 중국 종속 기업의 실적은 오히려 나빠졌다. 2018년 기준 종속 기업 4곳의 매출액 합계는 7214억 원으로 전년 대비 23.3% 하락했고, 당기순이익은 5억 원에서 -2049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8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금호타이어의 해외 법인을 분석한 결과, 2018년 말 기준 금호타이어는 중국에 난징 금호타이어(Nanjing Kumho Tire, 타이어 제조 및 판매), 금호 타이어 톈진(Kumho Tire Tianjin, 타이어 제조 및 판매), 금호타이어 창춘(Kumho Tire ChangChun, 타이어 제조 및 판매), 금호타이어 차이나(Kumho Tire China, 타이어 판매) 등 4곳의 법인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기준 중국 법인의 매출액(7214억 원)은 전체 해외 종속 법인 14곳의 매출액(1조9735억 원) 중 36.6%를 차지했다. 하지만, 총 2049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금호타이어의 2018년 실적은 매출액 2조5587억 원, 영업손실 -788억 원, 당기순손실 -1827억 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액은 11% 하락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의 손실 폭은 커졌다.
주요 매출처인 중국 법인의 순이익이 적자로 나타나며 금호타이어 역시 적자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경영정상화를 위해 작년 7월 진행된 임시주총에서 중국 타이어 제조업체인 더블스타를 새 주인으로 맞았다. 더블스타는 제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투자금 6463억 원을 금호타이어에 납입했다. 이를 통해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의 지분 45%를 소유한 최대 주주가 됐다.
금호타이어는 매각 배경이 중국 사업 부실화였던만큼 중국계 최대주주 하에서 정상화가 기대됐다. 중국 내 4500개의 대리점을 갖고 있는 더블스타의 판매망 등과 연계돼 금호타이어 제품의 현지 판매가 확대될 것이라 예상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 8월 개최된 비전선포식에서 더블스타는 공식적으로 금호타이어는 독립적으로 경영을 운영하도록 할 것이라며, 양사를 수평경쟁관계로 규정했다.
매각 완료 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렇다할 협력방안은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최근 중국 자동차 시장이 침체를 겪고 있고, 더블스타는 상용타이어, 금호타이어는 승용타이어에 특화돼 있어 양사의 교점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 양 사는 현재 원재료 공동 구매 외에는 별다른 협력을 진행하고 있지 않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금호타이어가 갖고 있는 승용타이어 기술의 중국 유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과거 쌍용자동차 매각과정에서 드러난 것처럼, 금호타이어 역시 기술만 빼앗기고 기업 경쟁력은 나빠지는 상황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더블스타에 납입받은 투자금 6463억 원 중 현재 남아있는 금액은 1500억 원 정도로 알려졌다.금호타이어는 이 중 약 400억 원을 중국공장 운용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이를 두고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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