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경의 야생화 산책] 언 땅 뚫고 피었다 새벽별처럼 지는 너도바람꽃

복수초·변산바람꽃과 함께 새봄을 알리는 전령사...산림청 지정 희귀 ·멸종위기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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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바람꽃은 언 땅 뚫고 얼굴 내밀어 새봄을 알리는 대표적인 봄의 전령사다. 사진=조용경

간간히 남도에서 소식이 올라오는가 했더니, 며칠 전 한 꽃친구로부터 너도바람꽃 만나러 가자는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 너도바람꽃! 마치 온 몸에 전류가 찌르르 흐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또 다시 일년이 흐르고, 너도바람꽃의 계절이 찾아 온 것입니다.

이른 봄 산지의 계곡 주변, 아직 얼음도 채 녹지 않은 대지를 뚫고 얼굴을 내미는, 작고 가녀린, 마치 새벽별 같은 아련한 느낌의 하얀 꽃!

너도바람꽃입니다.

너도바람꽃은 쌍떡잎식물로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식물입니다.

꽃잎처럼 보이는 다섯 갈래의 흰 꽃받침 잎을 배경으로, 수술을 닮은 주황색의 꽃잎들이 동그랗게 다발을 이루며 핀다. 사진=조용경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야생화들 가운데 복수초’, ‘변산바람꽃과 함께 가장 일찍 피어나, 새봄을 알려주는 전령사가운데 하나이지요.

그늘진 계곡, 얼음이 채 녹지도 않은 땅에서 때를 알아 피어나는 이 작은 꽃을 보노라면 그 강인한 생명력에 감탄하다 못해, 경외감마저 느끼게 됩니다.

너도바람꽃! 조그만, 공처럼 생긴 덩이줄기에서 5~10cm 길이의 연약하기 이를 데 없는 줄기가 나오고, 그 끝에 짙은 녹색의 총포(總苞 : 꽃싸고있는 달립니다. 거기서 다시 1cm 정도의 꽃대가 나오고 눈부실 만큼 새하얀 꽃이 한 송이씩 달린답니다.

꽃잎처럼 보이는 다섯 갈래의 흰 꽃받침 잎을 배경으로, 수술을 닮은 주황색의 꽃잎들이 동그랗게 다발을 이루며 피어납니다.

카메라 앵글을 통해 들여다 보면 마치 주황색 보석들처럼 아름답게 보이는 것이 바로 꽃이랍니다.

너도바람꽃을 비롯하여 우리나라에는 어려 종류의 바람꽃이 있습니다.

이 바람꽃을 서양에서는 아네모네라고 부르는 데, 바람의 신 제피로스와의 슬픈 사랑의 전설이 깃들어 있는 꽃이기도 하지요.

꽃말은 사랑의 괴로움혹은 사랑의 비밀그늘진 곳에서 조용히 피었다가 새벽별처럼 눈 깜박할 사이에 사라져버리는 모습을 그렇게 표현한 것일까요

겨우내 모았던 에너지를 온 힘을 다해 쏟아내며 작은 꽃송이 하나 살짝 펼쳤다 사라지는 너도바람꽃!

산림청이 정한 희귀 및 멸종위기식물이기도 합니다.

   

작은 꽃송이 하나 살짝 펼쳤다 새벽별처럼 눈 깜박할 사이 사라지는 탓에, 너도바람꽃의 꽃말은 '사랑의 괴로움'이란다. 사진=조용경

조용경 객원기자 / hansongp@gmail.com

야생화 사진작가

()글로벌인재경영원 이사장

전 포스코엔지니어링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