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조용경 객원기자] 많은 사람들이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예쁜 도자기 화분에 난초 한두 포기를 길러 본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겨우내 잎만 무성했는데, 봄이 오면서 살그머니 꽃대를 올리더니, 어느 날 갑자기 예쁜 꽃 한두 송이를 피워서 실내를 은은한 난향으로 가득 채워주는 난초…
흔히 춘란이라고 부르는 이 식물의 이름이 바로 보춘화(報春花)입니다.
봄을 알려주는 꽃이라는 의미를 지닌 보춘화는 외떡잎식물이며 난초목 난초과에 속하는 상록의 여러해살이풀입니다.
보춘화는 육질인 흰색의 굵은 뿌리가 땅속에서 수염같이 퍼지면서, 그 가운데서 잎이 무더기로 나오는데, 잎은 선형으로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에 작은 톱니가 있으며 길이가 20~50cm 에 이릅니다.
잎의 아래부분에 있는 짧고 좁은 입집에서 나온 꽃대는 10~25cm높이로 곧추서는데, 칼집 모양의 얇은 막처럼 생긴 잎에 싸여 있습니다.
3~4월에 피는 꽃은 꽃대 끝에 연한 황록색으로 한두 송이가 달리고 세가닥으로 갈라집니다.
길이 1.5cm 정도의 꽃술은 꽃잎과 입술꽃잎에 싸여 있는데, 입술꽃잎은 꽃받침보다 짧고 흰색이며 가운데 짙은 자주색의 반점이 있는데, 가만히 들여다 보면 마치 세모꼴의 얼굴을 가진 작은 요정이 붉은 혀를 쏙 내민 것 같은 모습이지요.
보춘화의 꽃말은 ‘소박한 마음’입니다.
이른 봄 말라 비틀어진 낙엽 더미에서 길다란 잎을 쭉쭉 뻗고, 그 사이로 살포시 고개를 내미는 보춘화 꽃의 모습은 영낙없이 소박한 시골아가씨의 형상 그대로 입니다.
난초과 식물들은 거의 동남아 등 더운 지방에 서식하지만, 그 가운데 유일하게 보춘화 만이 고위도의 온대지방에 자생하는, 추위에 강한 식물입니다.
우리의 옛 선비들은 그러한 난의 고고한 모습을 높이 사서 사군자(四君子)라 부르며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조용경 객원기자 / hansongp@gmail.com
야생화 사진작가
(사)글로벌인재경영원 이사장
전 포스코엔지니어링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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