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날, 땀을 뻘뻘 흘리며 백두대간의 높은 산을 오르다 보면 능선의 풀숲이나 바위 틈에서 긴 꽃대 위에 달려 바람에 하늘거리는 예쁜 보라색의 꽃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바로 ‘구름체꽃’입니다.
구름체꽃은 쌍떡잎식물이며 산토끼꽃과에 속하는 두해살이풀입니다.
이 꽃은 해발고도 1,000m 이상의 높은 산에서 자랍니다. 키는 20~30cm 정도이며 뿌리에서 나온 잎(근생엽)은 바소꼴(피침형, 길고 끝이 뾰족한 창모양)로 꽃이 필 때가지 남아 있습니다.
반면 줄기에서 나온 잎은 긴 타원형 또는 달걀 모양의 타원형이며, 마주나기를 합니다. 끝은 깃털 모양으로 갈라지며 가장자리에 깊은 톱니가 있습니다.
줄기는 곧게 서고 가지가 갈라지지 않으며 잔털이 가득 나 있습니다.
꽃은 7~8월에 하늘색 혹은 연보라색으로 피며, 줄기 끝에 두상꽃차례로 달립니다. 가장자리 꽃과 중앙의 꽃으로 나뉘어지는 데 가장자리의 꽃은 화관이 5개로 갈라지며 꽃잎이 상당히 큰 편입니다.
반면 중앙에 밀집하여 피는 꽃들은 통상화(筒狀花)이며, 꽃잎이 네 가닥으로 갈라지고 긴 가시털이 나 있습니다.
일부 자료에는 한국 특산식물로 제주도 및 중북부 지방의 고산지대에 자생한다고 되어 있으나 몽골이 원산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인가, 꽃말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입니다.
2003년 여름, 아내와 몽골의 초원에 갔을 때 게르 주변에 지천으로 피어 있는 연보라색의 꽃이 너무도 예뻐서 이름을 물으니, 게르 촌에 있던 몽골 소녀가 ‘하일링 체첵’이라고 가르쳐 주었습니다.
‘사랑의 꽃’이라는 의미입니다.
몽골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 꽃을 주면서 사랑을 고백한다고 합니다.
귀국해서 이름을 확인한 아내는 새 사진 동호회에서 자신의 아이디를 ‘구름체’라고 짓기도 했지요.
높은 산 구름 속에서 피어나는 ‘구름체꽃’, 사랑하는 사람에게 한 송이 선물해 보시면 어떨까요.
조용경 객원기자 / hansongp@gmail.com
야생화 사진작가
(사)글로벌인재경영원 이사장
전 포스코엔지니어링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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