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조용경 객원기자] '백년 만에 피는 꽃’을 보신 적이 있나요?
8~9월 사이의 무더운 날 오전에 우포 늪이나 경포호 주변을 거닐다 보면, 악어의 가죽처럼 표면에 잔뜩 가시가 돋은 엄청나게 큰 잎들 사이에서 물 위로 살짝 얼굴을 내밀고 핀, 보라색의 예쁜 꽃을 볼 수가 있답니다.
이 꽃이 바로 ‘가시연꽃’입니다.
‘가시연꽃’은 쌍떡잎식물이며 수련과에 속하는 한해살이풀입니다.
산림청에 의해 희귀 및 멸종위기식물 217종 가운데 보존 1순위로 지정되어 있는 가시연꽃은 ‘백 년 만에 피는 꽃’이라고 불릴 정도로 만나기가 어렵습니다.
가시연꽃은 물이 조금 얕은 곳, 그리고 수심이 일정하며 물결이 일렁이지 않는 고요한 늪 지대에서 주로 자생하는데, 늪의 바닥에서 발아하여 물 표면까지 자란 잎자루는 그 길이에서 더 이상 늘어나지 않고 잎을 냅니다.
가시연꽃의 잎은 물에 뜨는데,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식물들 가운데 잎이 가장 커서 지름이 20~120cm 정도까지 자라며 때로는 2m에 이르는 것도 있다고 합니다.
처음 나온 어린 잎은 콩팥을 닮은 모양이지만 커가면서 점차 원형으로 변하며, 잎의 양면에는 가시가 잔뜩 돋아 있어서 ‘가시연꽃’ 이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
꽃은 7월 말에서 9월 중순에 걸쳐 화경이 3~4cm 정도의 화려한 보라색으로 핍니다.
보통 햇살이 좋은 날 오전 10시 경에 피기 시작하여 정오 무렵에 활짝 피었다가 오후가 되면 꽃을 닫는데, 이런 열고 닫음을 3일 정도 반복하다가 물속으로 들어가 씨앗을 만든다네요.
꽃이 피는 시간이 길어야 서너 시간에 불과하기 때문에 꽃을 보기가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가시연꽃의 꽃말은 ‘그대에게 행운을’ 이라고 합니다.
경남 창녕의 우포 늪에 무리 지어 자생하며, 중부 지역의 늪이나 호수 에서도 간혹 볼 수가 있습니다.
큰 비가 와 잎자루보다 수심이 깊어져 잎이 물에 잠기면, 며칠 내로 고사해 버리고 꽃을 볼 수 없게 되기도 합니다.
보라색 꽃이 너무도 아름다운 가시연꽃… 이번 여름에는 ‘꼭 만나는 행운’을 누려 보시기 바랍니다.
조용경 객원기자 / hansongp@gmail.com
야생화 사진작가
(사)글로벌인재경영원 이사장
전 포스코엔지니어링 부회장
[ⓒ데이터저널리즘의 중심 데이터뉴스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