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이루비 기자] 루이비통·에르메스·샤넬이 없는 면세점은 한마디로 ‘팥 없는 찐빵’과 같다. 이들 명품 브랜드를 유치 못한 황해연 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작년 7월과 11월, 신세계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이 강남권역에 오픈했다. 이에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유통 빅3’의 면세점 대전이 본격화됐고, 강남 면세벨트가 형성됐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3대 명품으로 불리는 ‘루이비통·에르메스·샤넬’의 입점 여부가 면세점의 성패를 좌우한다. 이들 명품 브랜드는 제품 단가가 높고 모객 효과가 커 면세점 사업자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잣대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면세 사업을 처음 운영하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작년 11월 개장을 앞두고 3대 명품 중 한 브랜드도 유치하지 못했다. 명품 브랜드 회사들이 중국인 관광객 감소 등을 이유로 신규 면세점사업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했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작년 7월 오픈한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또한 3대 명품 매장이 없다. 그러나 현대백화점면세점과는 상황이 다르다. 올해 중순 에르메스 매장 유치로 명동 신세계면세점에 3대 명품이 모두 입점하게 된다.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은 현대백화점면세점보다 3대 명품 유치에 여유가 있다.
롯데면세점 코엑스점 또한 월드타워점이 세계 면세점 최초로 명품 브랜드 빅3를 모두 유치한 바 있어 명품 매장 입점에 대한 부담이 없다.
한편 중국 정부는 올해 전자상거래법을 개정해 따이공(중국 보따리상)을 규제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면세점은 매출 규모가 위축되는 것을 넘어 명품 브랜드 영입에도 제동이 걸린 셈이다.
또한 현대백화점면세점은 2016년 3차 입찰대전 발표 직전 ‘루이비통’ 입점이 마치 확정된 것처럼 공표해 논란을 야기한 바 있다. 이 논란이 추후 브랜드 유치에 오히려 악재가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작년 11월 기준 매출도 황해연 대표를 우울하게 했다.
국회 추경호 의원실이 관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대백화점면세점은 11월 한 달 동안 289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같은 달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이 일 평균 12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369억 원을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면세점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이 현대백화점그룹의 성장성을 보여주는 잣대라고 평가한다.
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이자 현대백화점 미래사업본부장인 황 대표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지는 대목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이 면세점의 3대 명품 입점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인 가운데, 올해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웃을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주목된다.
한편 데이터뉴스 인맥연구소 리더스네트워크에 따르면 황 대표는 1960년생으로, 휘문고와 한국항공대 항공운항학과를 나왔다. 1988년 현대백화점에 입사해 압구정본점 잡화가용팀장, 광주점장, 압구정본점장 등을 지냈다. 2013년부터 판교점장을 맡으며 현대백화점의 핵심 사업이었던 판교복합몰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었다. 2017년 부사장으로 승진해 미래사업본부장을 맡았고, 동시에 면세점 대표도 맡았다. 그룹 내에서 황 대표는 손꼽히는 영업전문가로 전해진다.
ruby@datanews.co.kr
[ⓒ데이터저널리즘의 중심 데이터뉴스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