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경의 야생화 산책] 예쁘고 지혜로우나, 푸대접 받은 이름 '계요등(닭오줌덩굴)'

계요등은 주로 중부 이남의 바닷가, 제주도 해안과 중산간 지역에서 많이 핀다. 사진=조용경

[데이터뉴스=조용경 객원기자] 무더운 여름 날, 동남해안, 혹은 제주도의 바닷가를 거닐다 보면 이리 저리 뻗어간 덩굴에 매달린, 흰색 바탕에 안쪽으로 진한 자주색 털이 빽빽하게 나있는 작은 종모양의 앙증맞은 꽃들을 볼 수가 있습니다.

무슨 꽃인가 하고 가까이 다가가면 소변 비슷한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이 꽃이 바로 계요등(鷄尿藤)입니다. 쉽게 풀이하면 ‘닭오줌덩굴’ 입니다.

계요등은 쌍떡잎식물이며, 용담목 꼭두서니과에 속하는 덩굴성 여러해살이풀입니다. 주로 중부 이남의 바닷가, 혹은 제주도 해안과 중산간 지역에서 많이 보입니다.

성장속도가 무척 빠른 편입니다. 다 자란 덩굴은 길이가 6~7m에 달하는 것도 있을 정도니까요.

봄이 무르익어 가면 겨우내 땅속에 움츠리고 있던 뿌리에서 덩굴줄기가 나와서 사방으로 뻗어 나가며, 줄기 마디에서 바소꼴(창 모양)의 잎이 마주나기로 달립니다. 잎 끝은 뾰족하며 밑부분은 심장모양이고 크기는 5~12cm 입니다.

성장속도가 무척 빠르며, 다 자란 덩굴은 길이가 6~7m에 달하기도 한다. 사진=조용경

꽃은 7월에서 9월에 걸쳐 피는데, 중앙은 붉은 자주색이며 주변부는 흰색 또는 연한 분홍색을 띠는 길이 1~1.5cm 정도의 꽃들이 줄기 끝, 혹은 잎겨드랑이에 다닥다닥 달립니다.

자주빛 꽃 속을 들여다 보면 아주 잔털(腺毛)이 빼곡합니다. 꽃가루받이를 해줄 수 있는 작은 곤충만을 통과시키기 위한 나름의 비책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인가 계요등의 꽃말은 ‘지혜’라고 합니다.

열매는 9~10월에 콩알만한 크기의 노란색을 띤 갈색으로 달립니다.

계요등의 줄기나 잎을 만지면 선뜻 다가서기가 망설여질 정도로 불쾌한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꽃가루받이가 아닌 목적으로 접근하는 상대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니 이 또한 지혜로움의 표현이 아닐까요?

‘닭오줌덩굴’… 작고 예쁘고 지혜로운 꽃을 너무 푸대접하는 이름 같기도 합니다.

예로부터 한방과 민간에서는 계요등의 줄기와 뿌리를 거담제나 신장염, 이질 등의 약재로 쓰기도 했다고 합니다.

좋지 않은 냄새에도 불구하고 참으로 예쁜 계요등 꽃, 여름이 오면 꼭 만나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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