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조용경 객원기자] 땀이 뻘뻘 흐르는 한여름 날, 변두리의 연못이나 저수지에 뜬 하트 모양의 아가 손바닥 만한 초록색 잎들 위로, 별을 닮은 것 같기도 하고, 함박눈 송이가 점점이 내려앉은 것 같기도 한 하얀 꽃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어리연꽃’입니다.
어리연꽃은 연못이나 호수에서 자라는 수생식물로, 쌍떡잎식물이며 조름나물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연잎보다 작은 잎이 연꽃을 닮았다 하여 ‘어리연꽃’이라는 이름이 붙기는 했지만, 조름나물과에 속하는, 연꽃과는 거리가 있는 식물이지요.
수염 모양의 잔뿌리가 물 속으로 퍼지고, 거기에서 가는 줄기가 옆으로 길게 뻗으면서 그 끝부분에 지름 7~20cm 크기의 잎이 드문드문 물 위에 뜹니다.
잎은 표면에 윤기가 흐르며 밑 부분이 깊게 갈라진 깔끔한 하트 모양입니다.
꽃은 7~8월에 잎자루 끝에 하나씩 달리는데, 지름이 1.5cm 정도이며, 다섯 갈래로 갈라져 있습니다.
꽃 중심부에 노란색이 감도는 하얀색 여리연꽃 가장자리는 눈의 결정체 같은 하얀 털이 수북하게 덮여 있는데, 그래서 이 꽃의 영어 이름이 ‘Water Snowflake’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리연꽃은 우리나라 중남부와 중국, 일본, 동남아 및 아프리카에까지 폭넓게 분포하는 식물인데, 한방에서는 그 잎을 '금은련화'라는 약재로 쓰고 있다고 합니다.
소갈증을 풀어주는데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하네요.
어리연꽃의 꽃말은 ‘청순함’ 혹은 ‘수면의 요정’입니다. 물 위에 핀 어리연꽃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하얀 물의 요정이 사뿐사뿐 춤을 추는 것 같기도 합니다.
지금은 거의 다 지고 없지만, 내년 여름에는 꼭 한번 만나 보시기를…
조용경 객원기자 / hansongp@gmail.com
야생화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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