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앤컴퍼니그룹 지주회사 한국앤컴퍼니의 ESG 등급이 하락했다. 조현범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가 유죄 확정되면서 지배구조(G) 등급이 떨어졌다. 한국앤컴퍼니의 ESG 발표자료 분석 결과, 이 회사는 지배구조뿐 아니라 환경(E)과 사회(S) 부문도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데이터뉴스가 한국앤컴퍼니가 최근 공개한 ESG 팩트북(Factbook)을 분석한 결과,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 산업재해율이 상승하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한국앤컴퍼니는 사업형 지주회사로 차량용·산업용 배터리를 제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대전공장, 전주공장, 미국 테네시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ESG 팩트북에 따르면, 한국앤컴퍼니의 국내외 3개 공장 모두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재생 에너지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이들 공장은 총 1749.80TJ의 에너지를 사용했는데, 모두 비재생 에너지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앤컴퍼니는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23년을 기준연도로 설정해 2030 중장기 목표를 수립해 기준연도의 온실가스 배출량 실적 대비 40% 감축을 목표로 설정해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앤컴퍼니 국내외 공장의 재생에너지 사용이 전무한 것은 탄소중립을 추진하는 국내 그룹 계열 제조사 중 상당수가 일정 부분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과 대비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녹색 프리미엄 제도를 활용해 재생에너지를 확보하는 기업이 적지 않고,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는 등의 방법으로 재생에너지를 자체 생산해 사용하는 곳도 늘고 있다.
한국앤컴퍼니는 또 13대의 렌트 차량을 보유하고 있는데, 전기차,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 친환경 차량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앤컴퍼니는 산업재해 관련 지표도 나빠졌다.
대전공장과 전주공장의 산업재해율(근로자 수 100명당 발생하는 재해자 비율)은 2023년 0.91에서 2024년 1.38로 증가했다. 재해의 빈도와 상해의 강약도를 혼합해 위험도를 비교하는 종합재해지수도 2023년 1.29에서 2024년 2.15로 상승했다.
한편, 한국ESG기준원이 지난 14일 발표한 2025년 2분기 ESG 등급 조정 결과에 따르면, 한국앤컴퍼니의 ESG 통합 등급이 B+에서 B로 하락했다.
지배구조 등급이 B에서 C로 떨어지면서 통합 등급이 내려갔다. 한국ESG기준원은 최대주주 일가의 횡령·배임 사실 확인을 조정 사유로 들었다.
앞서 지난 5월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조현범 회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조 회장은 2023년 보석이 인용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다.
재판부는 지인이 운영하는 회사가 경영 사정이 좋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개인적 친분을 앞세워 계열사 자금 50억 원을 빌려준 혐의에 대해 유죄로 판단했다.
또 개인적으로 사용할 차량 5대를 계열사 명의로 구입·리스한 혐의도 유죄로 봤다. 개인적인 이사비용과 가구비용을 회사 자금으로 지급하고, 한국타이어에 고용된 운전기사에게 배우자를 전속 수행하게 한 혐의도 유죄로 인정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