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LG이노텍, 디지털키 톱3…차량통신 1.5조 매출 목표

디지털키 최고 수준 위치 정확도 구현, 오차 범위 10㎝…국내·외 14개 차종에 2세대 제품 탑재

[현장]LG이노텍, 2030 차량통신 1.5조…디지털키, 이미 글로벌 탑3

▲남형기 LG이노텍 차량통신개발실장이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데이터뉴스


“차량통신 사업은 2030년에 연 매출 1조5000억 원이 되는 사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습니다. 그냥 꿈이나 희망을 얘기하는 게 아니라 기확보된 수주를 기반으로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유병국 LG이노텍 전장부품사업부장)

지난 15일 LG이노텍은 서울 강서구 마곡 본사에서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을 주제로 기자 대상 기술 설명회를 개최했다.

LG이노텍은 크게 광학솔루션(83.1%), 전장부품(9.4%), 기판소재(7.5%) 등 3가지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 중 전장부품은 다시 차량통신(Connectivity), 라이팅(Lighting), 센서(Sensing), 컨트롤(Control)의 4가지 부문으로 나뉜다.

전장부품 사업부문은 지난해 매출 1조9406억 원을 기록했다. LG이노텍은 2030년 전장부품 내 차량통신 사업 매출을 1조5000억 원 규모로 키울 방침이다. 그 가운데 ‘디지털키’가 있다.

[현장/엠바고 16일 오전8시]LG이노텍, 2030 차량통신 1.5조…디지털키, 이미 글로벌 탑3

▲LG이노텍의 차세대 디지털키 / 사진=LG이노텍


디지털키는 무선통신 기술로 차량과 연결된 스마트폰을 이용해 차문을 열고 잠그거나 시동을 걸 수 있는 부품이다. 보통 차량 한 대에 6개(범퍼에 4개, 인캐빈에 2개)의 디지털키가 탑재된다. 전기차의 경우 8개까지도 들어간다.

최근 렌터카 등 차량 공유사업이 성장하며, 디지털키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시장 규모는 2025년 6000억 원에서 2030년 3조3000억 원 규모로 5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 디지털키 탑재율은 2024년 말 20%(프리미엄은 70%)에서 2030년 60%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LG이노텍은 2017년 디지털키 모듈 개발에 뛰어들었다. 2023년에는 디지털키 2.0(2세대)을 개발하고, 2024년 2세대 수주를 확보한데 이어 차세대 디지털키 3.0(3세대)을 개발했다. 

1세대는 BLE(Bluetooth Low Energy, 저전력 블루투스)를 탑재해 NFC를 통해 차 문을 열고 닫았다. 하지만 BLE의 경우 신호를 증폭하면 차량을 해킹할 수 있다. 2세대부터 이를 방지하기 위해 UWB(Ultra-Wideband, 초광대역) 기술이 적용됐다. 2세대의 기능은 대부분 상용화된 것으로, 문을 열고 닫기, 엔진 시동, 키 공유 기능, 리모트 컨트롤 등이 있다. 

LG이노텍은 2.0 제품에 늦게 진입한 편이지만, 타사 대비 30% 정확도를 개선한 제품으로 차별화하고 있다. 또 그간 축적한 무선통신 기술로 차세대 3.0 제품을 빠르게 개발해 업계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남형기 LG이노텍 차량통신개발실장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자체 개발한 고정밀 3D 측위 알고리즘을 적용해 (LG이노텍 제품은) 스마트폰의 위치를 10㎝ 이내 오차 범위로 정확히 탐지해 낸다”고 말했다.

남 실장은 또 “차 밖에 있는데 시동이 걸리면 안되기 때문에 디지털키는 차의 밖과 안을 구별해야 하고, 차 유리를 떼놓고 10㎝ 정도에서 안밖을 인지할 수 있는 제품은 전 세계적으로 LG이노텍과 유럽 기업을 포함해 한두 곳밖에 없다”며 “이노텍은 심지어 차 유리 앞면에 스마트폰을 댔을 때도 차 밖이라고 인식할 정도로 정확한 기준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디지털키 제품의 최소 오차범위는 20~30㎝ 정도여서 앞문을 열려고 하는데 뒷문이 열리는 등의 오류가 있었다. 하지만 LG이노텍 제품의 경우 정확히 사용자의 위치를 감지해 원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또 AI 활용 덕분에 알고리즘 개발 기간 단축은 물론, 개발에 투입되는 리소스도 50% 이상 줄일 수 있었다.

차세대인 3세대는 UWB 기반의 레이더를 활용한다. 이를 통해 ▲트렁크 밑에 발을 대면 문이 자동으로 열리는 킥 센서 ▲스마트폰을 안주머니나 가방에 넣어도 정확히 인식 ▲차량에 남겨진 아동감지(Child-Presence-Detection, CPD) ▲침입, 도난 시 운전자에게 경고 알람 ▲무게가 아니라 진짜 사람이 탔는지 확인해 안전벨트 알림 전송 ▲전기차의 무선충전 시 정확한 위치 잡기 등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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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 직원이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의 '아동 감지(CPD)' 기능을 시연하고 있다. / 사진=LG이노텍


이어진 데모 시연은 배성준 LG이노텍 편의제어통신 SW개발팀장이 진행했다. 실제 차량과 모니터가 준비돼 있었으며, 디지털키를 들고 있는 배성준 팀장의 위치가 실시간으로 화면에 표시됐다. 

배 팀장이 디지털키를 유리창이 내려간 차량 외벽에 붙이자 화면에서 운전자가 차량 외부에 있다고 인식했다. 반면, 외벽과 10㎝ 정도 차이나는 차량 안쪽 벽면에 붙였을 때는 차량 안쪽에 있는 것으로 정확하게 인지했다.

배 팀장은 “디지털키를 갖고 있는 폰이 여러 개 있어도 신호가 간섭되지 않게 스케줄링해 나눠서 동작을 시키고 간섭된 신호들이 없도록 처리하는 하드웨어가 설계돼 있다”며, “예를 들어 폰이 2개라면, 2개의 위치가 같이 나오고, 한 명이 차 옆에 서 있고, 다른 한명이 트렁크 밑에서 킥을 해도 킥이 감지된다”고 설명했다.

차량 안쪽에는 CPD 기능을 테스트하기 위한 아기 인형이 있었다. 유로 NCAP에서 인정받은 인형으로, 실제 영유아의 움직임, 심박동, 호흡을 따라한다. LG이노텍의 CPD 기능은 문이 잠긴 차량에 홀로 남겨진 6세 이하 아동의 미세호흡, 움직임을 감지해 10초 만에 운전자에게 알람을 보낸다. 

차세대 디지털키 기능 가운데 특히 CPD가 완성차 업체의 수요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안전보장회의 통계에 따르면, 2024년 미국에서 차량에 홀로 남겨진 아동 39명이 일사병으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사고가 잇따르자 미국과 유럽에서는 차량 CPD 기능 탑재를 본격 법규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럽의 자동차 안전 평가기관인 유로 NCAP는 올해부터 CPD 기능을 탑재한 차량에 가점을 부여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한편, LG이노텍은 디지털키 2.0 양산은 2026년, 디지털키 3.0 양산은 2028~2029년을 목표하고 있으며, 북미와 유럽에서 활발하게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2.0은 지난해 국내·외 14개 차종에 채택됐으며, 3.0의 유의미한 수주 성과는 올해 말이나 내년을 기대하고 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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