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말 기준 비상장 대형건설사 5사의 미청구공사대금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그 가운데 현대엔지니어링(대표 김창학)은 미청구공사대금이 1년 새 88.1%나 급증했다. 2019년 3월 기준 금액은 6081억 원으로 집계됐다.
12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현대엔지니어링,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SK건설, 한화건설 등 비상장 대형건설사 5사의 미청구공사대금을 분석한 결과, 2019년 3월 기준 5사의 미청구공사대금 합계는 3조5364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2조7250억 원) 대비 29.8% 증가한 수치다.
미청구공사대금이란 공사를 진행했으나 발주처에 대금을 청구하지 못한 채권을 의미한다. 언젠가는 받을 수 있어 재무제표상 자산으로 분류하지만 발주처와 시공사 간의 갈등이 발생하면 대금을 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어 부실위험이 있는 자산으로 평가된다.
1년 새 미청구공사대금이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곳은 현대엔지니어링이다. 이 기업의 올해 3월 기준 미청구공사액은 총 6081억 원으로, 전년 동기(3233억 원) 대비 88.1%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매출액 대비 미청구공사대금 비율 역시 5,6%에서 11.2%로 2배 증가했다. 건설업계에서는 통상 미청구공사액이 전년 매출액 대비 20% 안팎이면 정상적인 수준으로 간주한다. 하지만, 매출액 대비 미청구공사대금 비율이 감소하지 않을 경우 위험도가 높다고 평가된다.
이에 대해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공사 수주가 증가한 것에 영향을 받아 미청구공사대금도 함께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계약 금액이 전분기 매출액의 5% 이상을 차지하는 계약 가운데 우즈베키스탄 GTL프로젝트(3732억 원), 쿠웨이트 AI-Zour LNG Import Project(43억 원), RPLC DEEP CONVERSION PROJECT(24억 원) 등의 해외 수주와 부천 중동 주상복합 신축사업(88억 원), 용인 삼가2지구 뉴스테이 사업(82억 원) 등의 국내 수주에서 미청구공사대금이 발생했다.
현대엔지니어링에 이어 포스코건설(대표 이영훈), SK건설(대표 안재현, 임영문), 롯데건설(대표 하석주)의 미청구공사대금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각각 8782억 원, 7441억 원, 9326억 원으로 1년 새 56.9%, 23.3%, 18.7%씩 늘어났다.
5사 가운데 한화건설(대표 최광호)의 미청구공사대금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기준 미청구공사대금은 3734억 원으로, 2018년 1분기(4531억 원) 대비 17.6% 줄었다. 전체 매출액에서 미청구공사대금이 차지하는 비율 역시 14.2%에서 10.4%로 3.8%포인트 감소했다.
이라크 비스마야 국민주택도급사업의 공사미수금이 회수됐고, 이라크 비스야마 소셜 인프라 관련 미청구공사대금이 1180억 원에서 302억 원으로 74.4% 줄어든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