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제약의 올해 1분기 연구개발비가 최성원 대표 취임 이후 6년래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국내 빅5 제약사의 연구개발비 현황과 비교할 경우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지만, 최근 3년간 지속적인 증가세는 주목을 끈다.
광동제약은 그동안 신약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에 상대적으로 소극적 모습을 보인 대신, 삼다수와 옥수수수염차 등 비의약품의 매출 비중을 높이면서 업계에선 ‘광동제약’이 아닌 ‘광동F&B’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4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광동제약의 1분기 연구개발비 추이를 분석한 결과, 광동제약은 2014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30억 원대 규모의 연구개발비를 지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3년 7월 최성원 대표이사가 취임한 이후, 1분기 기준 연구개발비 규모로 최대다.
올해 1~3월 광동제약은 연구개발비로 32억 원을 집행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20억 원 대비 60.0% 대폭 증가한 수치다. 1분기 기준 2014~2017년의 연구개발비는 각각 12억 원, 17억 원, 12억 원, 15억 원 등 10억 원대 규모에 머물렀다.
그러나 유한양행·녹십자·한미약품·종근당·대웅제약 등 국내 제약업계 빅5의 연구개발비 규모와 비교할 경우, 광동제약의 연구개발비 투자규모는 제약사로서 정체성을 보여주기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빅5 제약사가 올해 1분기에 지출한 평균 연구개발비는 377억 원으로, 광동제약의 11.8배에 달하는 규모다. 특히 광동제약의 연구개발비를 5개사 중 연구개발비 규모 최대인 한미약품과 비교할 경우 격차는 18.5배에 달한다. 한미약품의 같은 기간 연구개발비는 592억 원이다.
광동제약의 2019년 1분기 매출은 2939억 원으로, 빅5 제약사 중 유한양행을 제외한 남은 4개사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한양행은 3449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이어 녹십자 2868억 원, 한미약품 2746억 원, 대웅제약 2636억 원, 종근당 2340억 원 순이다.
결과적으로 최 대표는 올해 1분기에 취임 이후 가장 ‘화끈한’ 연구개발비를 집행했지만, 빅5 제약사의 규모와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광동제약의 최근 연구개발 투자비 증가세가 지속될 것인지와 함께, 최 대표가 연구개발 투자 집중을 통해 제약회사로서 정체성을 찾는 전략적 변화를 꾀할 것인지 주목한다.
한편 데이터뉴스 인맥연구소 리더스네트워크에 따르면 최성원 대표이사는 1969년 서울 출생으로 영동고, 서울대 경영학 학사, 게이오기주쿠대 경영학 석사 출신이다. 1992년 광동제약에 입사했고 이후 2000년 광동제약 영업본부장 상무이사, 2001년 광동제약 전무이사, 2004년 광동제약 부사장을 거쳐 2005년 광동제약 사장을 역임했다. 그러다 지난 2013년 7월 최 대표의 아버지이자 광동제약 창업주인 故최수부 회장이 세상을 떠나면서 광동제약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올랐고, 2015년 3월 광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루비 기자 rub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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