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의 돌파에 흔들리는 농심...라면전쟁

1위 농심 점유율 50%대 붕괴, 2위 오뚜기 맹추격...점유율 격차 두 배 이내로 좁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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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뉴스=안신혜 기자] 라면 업계 판도에 변화가 일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판매량 기준으로 농심의 점유율이 30년 만에 처음 50%대로 내려 앉으며 2위 오뚜기와의 격차가 두배 이내로 좁혀졌다.

업계에선 제품 다양화나 가격인상 등 점유율을 좌우할 수 있는 요인도 많아, 라면 시장경쟁은 과거와는 다른 복잡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라면시장은 지난 2012년 오뚜기가 삼양식품을 따돌리고 2위를 차지했을 때만 해도 크게 요동치지 않았다. 절대 강자 농심이 60% 이상 점유율을 기록하며 견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뚜기의 점유율이 20%대로 진입한 반면, 농심 점유율은 2014년 62.1%에서 2015년 61.4%, 2016년 53.8%로 크게 하락하면서 견고했던 농심의 아성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같은 판도 변화는 최근 들어 더욱 심화, 지난 5월에는 농심의 점유율이 49.4%로 하락하며 처음으로 50%대가 붕괴됐다. 오뚜기는 25.2%로 약진하며 두 배 이상 간격을 유지해왔던 점유율 차이마저 깨졌다.

경쟁을 이끄는 요인은 다양해졌다. 농심 ‘신라면’, 오뚜기 ‘진라면’ 등 각 기업의 소수 효자 제품이 점유율과 매출을 이끌어가던 과거와 달리 2015년부터 농심 ‘짜왕’, 오뚜기 ‘진짬뽕’ 등 프리미엄 라면 열풍 이후 제품이 다양해지기 시작했다.

이에 거의 매월 신제품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 농심에서는 ‘볶음너구리’를 시작으로 ‘짜왕매운맛’, ‘참치마요큰사발’, ‘카레라이스쌀면 등 월 단위로 신제품을 출시했고, 오뚜기 역시 ‘함흥비빔면’, ‘와사비마요볶이’ 등 연이어 신제품을 출시했다.

업계 1,2위 농심과 오뚜기는 가격면에서도 상반되는 전략을 펼쳤다. 농심이 지난해 12월 신라면, 너구리 등 12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5.5% 인상한 반면 오뚜기는 가격동결을 택했다.

농심은 2012년 8월 이후 4년 9개월 만에 가격을 인상했지만 오뚜기는 2008년 이후 가격 동결을 이어가고 있다. 오뚜기 함영준 회장이 고 함태호 명예회장으로부터 받은 주식에 대한 상속세 1500억 원을 5년 동안 분납하기로 한 내용과 함께 오뚜기는 ‘착한 기업’의 이미지를 구축하며 상반기 호조를 이어갔다. 2016년 말 23.2%를 기록한 점유율도 25.2%로 상승했다.

반면 가격을 인상한 농심은 가격 인상 효과로 인한 매출 상승이 기대되기도 한다. 점유율이 50%대로 하락한 상황이지만 매출이 상승, 라면 사업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으며 하반기 점유율 회복까지도 바라보고 있다.

농심은 지난 1분기 라면 부문 매출이 4019억 원을 기록, 프리미엄 라면 전쟁이 시작된 2015년 1분기에 비해 2.7% 증가했고, 오뚜기는 지난 1분기 면제품 부문 매출이 1584억 원으로 2015년 동기 대비 18.68% 증가했다.

ann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