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슈퍼호황’과 스마트폰 갤럭시S8 판매 호조가 어닝서프라이즈의 원동력이 됐다.
7일 삼성전자는 2분기 매출 60조 원, 영업이익 14조 원의 잠정실적(연결기준)을 발표했다. 영업이익률은 사상 최초로 20%대에 진입했다. 60조 원대 매출 역시 처음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7.8%, 영업이익은 72% 증가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증권가에서 전망한 13조2000억 원을 넘어서는 규모다. 영업이익률은 23.3%로 전년 대비 7.3%포인트 올랐다.
이는 애플의 2분기 영업이익 실적 전망치인 105억5000만 달러(약 12조2100억 원)를 앞선다. 삼성전자가 애플을 분기 영업이익에서 앞지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전 세계 제조업체만을 대상으로 할 경우 삼성전자의 수익성은 넘버 1일 것으로 국내외 증권가는 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에서 미국 IT(정보기술) 업계의 ‘빅 4’인 ‘FANG’의 실적을 모두 합산한 것보다 더 많은 영업이익을 벌어들였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FANG은 페이스북(Facebook), 아마존(Amazon), 넷플릭스(Netflix), 구글(Google)을 가리킨다.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FANG의 2분기 영업이익 합계는 111억5000만 달러(약 12조9100억 원)로 추산된다.
삼성전자가 사상 최고 실적을 거둔 것은 무엇보다 반도체 시장의 호황이 가장 큰 요인이다.
이날 잠정실적 발표에서 사업 부문별 실적까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반도체 부문에서만 7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역대 최고였던 올해 1분기의 6조3100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 것이다.
스마트폰 등 IM(IT모바일) 부문과 디스플레이(DP), 소비자가전(CE) 부문 등도 비교적 좋은 성적을 냈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1분기에는 IM 부문은 2조700억 원, DP와 CE 부문은 각각 1조2900억 원과 38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각각 올렸는데, 이보다 모두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의 올 하반기 실적 전망은 더 밝다. 견고한 메모리 가격과 OLED패널의 수요 증가, 갤럭시 노트8 출시 등의 호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증권사들은 3분기와 4분기에는 모두 15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분기 실적에는 삼성전자가 약 9조 원을 들여 인수한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업체 하만의 실적도 반영됐다.
업계에서는 올해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50조 원을 무난하게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금까지 연간 최대 영업이익은 지난 2013년의 36조7900억 원이었다.
한편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깜짝 실적 속에서도 “지금이 오히려 위기”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건희 회장의 오랜 와병과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수감 등 오너리스크가 장기화되면서 미래 먹거리를 위해 과감하게 투자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sy@datanews.co.kr
[ⓒ데이터저널리즘의 중심 데이터뉴스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