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 증권업계의 비대면 계좌계설 열기가 뜨겁다. 일부 증권사에서 수수료 무료 혜택은 물론 현금 지급 이벤트까지 선보이자 업계에서는 과다 출혈 경쟁을 우려한다. 그러나 핀테크 열풍에 인터넷은행의 출범까지 맞물리면서 이벤트 열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2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금융업계 비대면계좌 누적 개설 수는 약 73만 건으로 그 중 60만 건에 이르는 계좌가 증권사를 통해 신설됐다. 지난 2015년 말부터 계좌 개설을 시작했던 은행사와 달리 증권사의 비대면 계좌개설은 지난해 2월에서야 허용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가 추이가 매우 빠른 편이다.
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증권사의 비대면 계좌개설 속도에 '수수료 무료 혜택'과 '현금 지급 이벤트' 등 경쟁적인 서비스 제공이 한몫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업계 규모 1위인 미래에셋대우는 앱을 통해 비대면 계좌를 개설하거나 방문 계좌개설 서비스를 통해 개설된 계좌에 대해 현금 1만 원을 증정하고 오는 2025년까지 수수료 무료 혜택을 제공한다. 또 개설 후 실제 거래 고객에 대해서는 1만 원을 추가로 지급하고 있다.
삼성증권 역시 비대면 계좌개설 고객에게 모바일 수수료 3년 무료 혜택을 제공하고 100만 원 이상 거래한 신규 고객에게 현금 3만 원을 지급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신규고객의 주식거래 수수료를 5년간 면제해주고 신세계상품권 1만 원을 지급한다. 또 국내주식 100만 원 이상 거래시 상품권 2만 원을 추가로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과다한 이벤트가 자칫 증권사의 출혈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규모가 작은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수익성 악화로 직결될 수 있다는 회의적 견해까지 제기되고 있다. 또 손쉽게 계좌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고객들의 무분별한 투자가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편리하게 증권 계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고객들이 증권에 입문하는 문턱이 낮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업계에 대한 전반적 지식 없이 무분별하게 투자가 이뤄질 경우 고객의 손실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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