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신동빈 롯데 회장이 지난해 경영쇄신을 위해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한 이후, 그룹 대표기업인 롯데쇼핑 임원 4명 중 1명이 물갈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데이터뉴스 인맥연구소 리더스네트워크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올 1분기 기준 임원은 140명(사외이사 등 비상근 임원은 제외)으로 전년 동기 145명 대비 소폭 줄었다.
지난해 1분기 재직 중이던 임원 중 33명은 명단에서 이름이 사라졌다. 전체의 22.8%로 4명 중 1명꼴이다.
다만 유통업에서 경쟁 관계에 있는 신세계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덜 급진적인 변화다. 롯데그룹 특유의 보수적 조직문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는 지난해 남매경영에 나선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사장이 이마트와 신세계의 임원 42% 안팎을 물갈이 했다.
실제 롯데쇼핑은 2년 전 신 회장이 처음 대국민사과를 했던 그해 1분기와 비교해도 교체율이 36.4%에 그친다. 당시 임원은 143명이고 이중 52명이 명단에서 교체됐다. 지난해 물갈이 폭이 전년에 비해 큰 셈이다.
지난 1년 동안 롯데쇼핑 최고 직위자는 신격호 총괄회장에서 신동빈 회장으로 바뀌었다. 신 총괄회장은 롯데쇼핑 창립 이후 50년을 이어온 대표이사직에서 내려오며, 신동빈 체제개막을 알렸다.
2인자로는 황각규 경영혁신실장(사장)이 선택됐다. 황 사장은 보수적인 롯데그룹에서 저돌적이고 진취적인 성향을 지녀 신 회장을 보좌함에 있어 궁합이 잘 맞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설된 컨트롤타워 경영혁신실을 차치하더라도 롯데백화점사업의 상품본부장, 마케팅부문장, MD전략부문장, 글로벌패션(GF)사업부문장 등과 롯데마트사업의 할인점 담당 VIC마켓사업부문장, 중국담당, 모바일본부장, 마케팅부문장 등 유통부문 주요 보직의 임원이 대거 바뀌었다.
신동빈 시대를 맞은 지난해 살아남은 112명의 임원 중 14명(12.5%)는 승진했다. 이원준 부회장을 비롯해 강희태‧윤종민 사장, 이석환‧이진성‧정동혁‧남창희 전무, 전형식‧정윤성‧황규완‧송정호‧김창용‧한지현 상무 등이 각각 직위가 한 계단 상승했다.
오성엽 부사장은 롯데정밀화학 대표이사에서 롯데쇼핑으로 자리를 옮겼고, 추광식 상무는 롯데제과에서 승진하며 이동해왔다.
이 외 감동훈, 김혜영 등 상무보 26명은 신규선임 됐다.
한편 신동빈 회장은 2015년 8월 형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그룹 경영권 다툼이 신격호 총괄회장과의 부자갈등으로 번지는 과정에서 대두된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 강화 지적에 대해 대국민사과를 했다. 이어 지난해 10월에도 검찰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권위적 의사결정구조 등 각종 불합리 관행에 대해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이며 경영혁신안을 내놨다.
하지만 형제의 난은 아직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오는 24일 열리는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신동빈 부회장의 퇴임과 자신을 포함한 4명의 이사 선임 안건을 주주로서 제안하며 경영권 수복을 시도하고 있다. 신 총괄회장 역시 이사 후보에서 제외됐다. 롯데홀딩스는 일본 롯데의 지주사이면서, 동시에 한국 롯데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호텔롯데 지분 1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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