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SK텔레콤(사장 박정호)이 약 80Km였던 기존 양자암호통신의 ‘거리 한계’를 극복하고 중국, 미국에 이어 장거리 통신에 성공하며 상용화에 바짝 다가섰다.
행정 ∙ 국방 등 보안이 필요한 대다수 산업과 연계해 양자암호통신 시장의 급격한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이를 활용한 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국내 최초로 양자암호통신 전용 중계 장치를 개발하고, 분당에서 용인 ∙ 수원까지 왕복 112Km 구간의 실험망에서 양자암호키를 전송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에 개발한 양자암호통신 전용 중계장치를 여러 개 연결하면, 수백~수천 Km까지 양자암호통신을 보낼 수 있다.
양자암호통신은 단일 양자 수준의 미약한 신호를 이용하기 때문에, 전용 중계장치 개발 전에 양자암호키 전송은 약 80Km까지만 가능했다. 뛰어난 보안 성능에도 불구하고, ‘거리의 한계’가 양자암호통신 상용화의 큰 걸림돌로 작용했다. ‘양자암호통신’이란 더 이상 작게 나눌 수 없는 에너지의 최소단위인 ‘양자’의 복제 불가능한 특성 등을 이용한 통신 암호 기술이다. 전송구간에서는 현존 어떤 해킹 기술로도 뚫을 수 없는 통신 보안 체계로 알려져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SK텔레콤은 양자암호통신 전용 중계장치(Trusted Repeater)를 개발하고, 80Km 이상 양자암호키를 전송할 수 있게 했다. 가령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거리가 약 460Km인 점을 고려하면, 전용 중계장치 5개만 설치할 경우 서울에서 보낸 양자암호키를 부산에서 수신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011년부터 양자기술연구소(Quantum Tech. Lab)를 설립하고 양자암호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등 6년 간 국산 기술 확보에 매진해 왔다. 이번에 발표한 전용 중계장치 역시 미래부의 ‘양자암호 테스트베드 구축’ 국책사업 지원에 힘입어, 지난 2년 간 각고의 노력 끝에 만들어 낸 순수 국내 기술이다. 또 SK텔레콤은 많은 수의 양자암호키를 동시에 다양한 수신처로 보내줄 수 있는 전용 중계장치도 개발해, 상용 망에 적용할 계획이다. 올해 말 전용 중계장치를 자사 상용 망에 일부 적용하고, 양자암호통신 서비스의 커버리지를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SK텔레콤이 장거리 양자암호통신 시연에 성공함에 따라, 관련 시장은 빠른 성장이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마켓리서치미디어에 따르면, 국내 양자정보통신 시장은 2021년부터 빠르게 성장해, 2025년 약 1조4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5년 약 26조 90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양자암호통신이 적용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통신사의 기간통신망은 물론, 행정 ∙ 국방 ∙ 금융 ∙ 의료 등 정보 보안이 꼭 필요한 다른 산업에서 양자암호통신 서비스의 활용도가 상당히 높다.
양자암호통신 시장 개척을 위한 SK텔레콤의 움직임도 한층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세종시 상용 LTE 망 유선구간에 양자암호기술을 적용한 데 이어, 지난 5월에는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와 협력해 대덕첨단과학기술연구망 일부 구간에서도 양자암호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복수의 국내 공공기관과 양자암호통신 서비스 제공을 협의 중이다.
박진효 SK텔레콤 Network기술원장은 “이번 장거리 양자암호통신 성공으로 우리나라도 선진국 수준의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며 “양자암호통신이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는 기술이 될 수 있도록, 핵심 기술 개발은 물론 관련 생태계 조성에도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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