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임기가 오는 11월로 아직 5개월여나 남았는데도, 금융권에서는 벌써부터 윤 회장 연임여부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일부 은행 CEO인사에 권력의 영향력이 여전히 작용하는 가운데, 윤 회장이 문재인 정부들어 4대은행 중 첫번째 임기만료를 맞는 CEO이기 때문이다.
21일 금융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4년 11월 취임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임기는 오는 11월까지다. 업계에서는 KB사태로 분열된 그룹을 빠르게 안정시키고 업계 1위인 신한지주와의 격차를 좁혀나가고 있는 윤 회장의 연임을 조심스럽게 점쳐왔다.
그러나 예정보다 이른 정권 교체로 새정부의 ‘보은인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실제 KB금융은 그간 관료출신 인사가 CEO로 선임되는 경우가 많았으며, 그때마다 권력의 낙하산 인사라는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일단 금융권에서는 윤 회장의 연임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KB금융사태 이후 선임된 윤 회장은 내부 분열을 빠르게 안정시키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B금융사태란 지난 2014년 KB금융지주가 전산시스템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발생된 사건이다. 당시 국민은행의 수장이었던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과 정병기 전 상임감사가 국민은행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감사의견서를 이사회에 제출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를 금융감독원에 직접 밝힘으로써 공론화되기 시작했다. 이 사건으로 당시 KB금융지주 수장이었던 임영록 회장과 이 행장은 금감원으로부터 중징계를 통보받았는데 즉각 사퇴한 이 행장과 달리 강경한 입장으로 대처한 임 회장은 직무정지 3개월로 상향된 징계를 받게 됐다. 결국 임 회장은 이후 열린 이사회에서 해임안이 의결돼 자리에서 물러났다.
KB사태는 심각한 내부 분열이 공론화 된 것은 물론 금융지주와 지주 대표 계열사인 국민은행의 수장이 동시에 물러나면서 내외적으로 큰 타격을 받았던 사건이다.때문에 업계에서는 취임 직후 내부 잡음을 빠르게 잠식시키고 괄목할만한 경영성과를 만들어 낸 윤 회장의 성과를 높이 평가하고 있는 상태다.
실제로 윤 회장 취임 이후 업계 1위인 신한금융지주와의 당기순이익 격차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금융감독원이 공시한 두 기업의 2016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의 영업이익은 각각 1조6770억 원, 3조1086억 원으로 1조4316억 원의 격차가 발생했지만 당기순이익 격차는 전년 동기(7187억 원)보다 840억 원 줄어든 6347억 원이었다. 2016년말 기준 KB금융은 2조1902억 원, 신한지주는 2조8249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는 KB금융과 신한지주의 2분기 예상 당기순이익(6월13일 기준)을 각각 7054억 원, 6977억 원으로 내다봤다. 전년 동기 대비 KB금융은 18.48% 증가할 것으로 내다본 반면 신한지주는 0.39%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게다가 윤 회장은 지난해 현대증권과 KB증권의 대규모 합병을 성사시키고 오는 7월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의 완전자회사를 추진하고 있어 올 초 윤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주문했던 '리딩뱅크 탈환'에 한걸음 더 다가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암초는 존재한다. 박근혜 정부가 예정보다 일찍 물러나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섬에 따라 보은인사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윤 회장 이전에 KB금융을 이끌었던 임 전 회장과 이 전 행장이 낙하산 인사로 지목됐던 점은 보은인사에 대한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다. 임 전 회장은 재정경제부 제2차관을 역임했던 관료 출신 인사였으며 이 전 행장은 학계 및 재계 출신이지만 당시 금융당국 고위관계자의 지지발언에 휩싸이며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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