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이 지점폐쇄관련 노조와의 마찰, 경영실적 악화에 이어 최근 정보 유출로 인한 부당인출 사건까지 겹치며 수렁에 빠졌다. 오는 10월 임기 만료인 박 행장이 6개월 동안 어떤 지혜를 발휘할 지 주목된다.
13일 금감원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최근 고객 정보유출 사고에 뒤늦게 대응, 해당 고객의 해외 계좌에서 예금이 부당 인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금액 규모는 크지 않았으나 피해 건수가 수십 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씨티은행에 비난이 쏟아졌다.
이에 따라 임기 만료를 6개월여 앞둔 박 행장의 고심이 깊어졌다. 이미 영업점포 수 축소 등으로 인한 노사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데다 경영실적도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박 행장은 1957년생으로 전라남도 출신이다. 서울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개발연구원에 입사했던 박 행장은 시카고대(미국 소재)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학위, 런던대(영국) 정치경제대학원 경제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뒤 1984년 씨티은행으로 입사했다.
이후 1993년 씨티은행 글로벌금융책임자, 1995년 씨티은행 자금담당 본부장 등을 역임하다가 2000년 삼성증권 운용사업담당 상무로 자리를 옮겼던 박 행장은 2001년 한미은행 자금운용담당 본부장으로 영입됐다. 그러나 2004년 한미은행이 씨티은행에 매각되면서 다시 인연을 맺게 됐으며, 2004년 한국씨티은행 수석부행장으로 선임됐다. 그 후 2007년 한국씨티은행 기업금융그룹 그룹장 등을 거쳐 지난 2014년 10월 한국씨티은행 은행장으로 취임했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3월27일 광화문에 위치한 서울지점의 영업을 종료한 바 있다. 이는 씨티은행이 주력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WM(Wealth Management/자산관리) 센터로의 확장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와 같은 점포 통합 작업이 구조조정의 일환이라고 해석한다. 씨티은행 노조 역시 폐점된 영업점에서 근무하던 인원 중 일부만을 편입시키고 남은 직원은 고객가치센터(인바운드) 등으로 편입시키고 있다고 반발했다.
지난해 감소한 경영 실적 역시 박 행장의 연임에 발목을 잡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의 영업이익은 2016년 사업보고서 기준 2700억 원으로 2015년 3896억 원보다 30.7%(1195억 원)이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역시 2794억 원에서 1567억 원으로 43.9%(1225억 원)감소했다. 지난해 4대 시중은행이 호실적을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인 실적이다.
이에대해 씨티은행 관계자는 “고객가치센터 및 고객집중센터의 경우 금융전문 직원들이 영업점 서비스를 비대면으로 제공하는 곳으로 노조가 주장하는 콜센터와는 다른 부서”라며 “구조조정은 없다”고 말했다.
감소한 영업이익에 대해선 “2015년도엔 1회성 플러스 요인이 반영된 반면 2016년도엔 한국씨티그룹캐피탈 매각 손실이 더해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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