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국내 10대 재벌가문 창업주들은 대지주 재력가 아니면 일반인 집안과 혼맥을 맺었다. 정계나 관료 가문이 없는 점이 특징이다.
13일 데이터뉴스 인맥연구소 리더스네트워크가 우리나라 10대 재벌가문의 창업주 혼맥을 분석한 결과, 구 씨(범LG)와 신 씨(범롯데), 범효성 조 씨는 창업주가 대지주부농과 결혼했고, 최 씨(SK)와 범한진 조 씨는 상대적으로 평범한 집안과 혼맥을 맺었다. 이병철 삼성, 정주영 현대 창업주 등 배우자 이력이 알려지지 않은 인물은 비교대상에서 제외했다.
고 구인회 LG 창업주는 1920년 13세에 천석꾼으로 불리며 담 하나를 사이에 둔 이웃 허만식 씨의 장녀 을수 씨와 결혼했다. 천석꾼은 곡식 천 석을 거둬들일 만큼 땅과 재산을 많이 가진 부자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구 창업주는 사업가였고, 허 씨는 거액의 자금을 댔다. 경영 능력과 자본이 합쳐진 동업은 3대에 걸쳐 47년 동안 이어졌고, 2005년 불협화음 없이 LG와 GS, LS 등으로 이뤄진 계열분리는 한국근대 경영사에서도 이례적으로 회자되고 있다.
신격호 롯데 창업주는 공식적으로 알려진 부인만 3명이며, 이중 첫 번째 부인인 노순화 씨가 이웃 마을 부농의 딸이다. 노 씨는 1951년 29살의 나이로 요절했는데, 신격호 회장이 없는 상황에서 홀로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을 낳아 키우던 상황이었다. 신 회장은 노 씨가 사망하기 1년 전인 1950년 일본에서 머물던 하숙집 딸 시게미쓰 하쓰코 씨와 중혼했다.
고 조홍제 효성 창업주 역시 경상남도 진주의 대부호 하세진 집안의 차녀 정옥 씨와 결혼했다.
이에 반해 최종현 SK 창업주는 박경식 전 해운공사 이사장의 넷째 딸 계희 씨와 혼인했다. 고 박계희 여사는 1953년 경기여고 졸업 후 미국 뉴욕의 베네트칼리지, 칼리마주대학을 졸업한 유학파로 강단 있는 성격에 검소한 생활을 좋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시카고 미술대학에서 공부하던 중 최 창업주와 만나 연애 결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중훈 한진 창업주는 양가 어른의 중매로 평범한 집안의 김정일 여사와 결혼했다. 대신 조 창업주는 슬하에 4남1녀를 뒀으며, 이들을 통해 범삼성, 범LG, 범롯데 등 재계와 학계, 관계 등과 폭넓은 혼맥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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