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 신한금융지주 회장에 조용병 신한은행장이 내정된 가운데, 조 내정자가 계열사 곳곳에 포진한 '라응찬 전 회장 라인'과 어떤 인사 화합을 이뤄낼지 주목되고 있다. 이미 라응찬 전 회장 라인으로 분류되고 있는 위성호 신한카드사장은 신한은행장으로 내정된 상태며, 신한카드를 비롯해 신한금융투자 사장 등 계열사 사장단 인사가 잇따라 대기중이다.
조 내정자는 신한금융 내 특정라인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인물로 분류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차기 신한금융지주회장으로 선임된 조용병 신한은행장은 과거 ‘신한사태’에서 어떤 라인에도 속해 있지 않은 인물로, 이번 회장 선임과정에서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신한금융지주 계열사 곳곳에 라응찬 전 신한금융회장 라인으로 분류되는 인물들이 여전히 포진해 있어, 이들과의 화합과 조정이 조 내정자에게 또 다른 과제다. 향후 이어질 신한금융 계열 행장과 사장 인선에도 조 내정자의 인사탕평책이 어떻게 펼쳐질지 주시된다.
일각에선 신한사태 이후에도 신한금융의 라응찬 라인은 여전히 건재하다는 분석을 내 놓는다.
신한사태란 2010년 당시 신한금융지주를 이끌고 있던 라응찬 회장과 이백순 신한은행장이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불거진 사건이다.
신한금융지주회사는 2001년 신한은행과 신한증권(현 신한금융투자), 신한캐피탈, 신한BNP파리바투자신탁운용(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주식 이전 방식으로 설립된 금융지주사다.
당시 신한금융지주 회장을 맡고 있던 라응찬 전 회장은 1991년 신한은행장을 시작으로 신한사태 이후 회장직에서 물러나기까지 약 20년간 장기집권을 통해 신한을 이끌어 온 인물이다.
반면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은 당시 취임 1년차로 라응찬 회장의 뒤를 이어 신한금융지주 회장을 맡을 인물로 거론되고 있었다. 때문에 ‘신한사태’는 차기 회장직을 놓고 벌어진 사건으로 신한금융지주의 뼈 아픈 과거로 남아 있다.
조 내정자는 신한사태 당시 중립을 지켜왔던 인물로 분류된다. 이 점은 이번 회장 선출 당시에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차기 신한은행장으로 선임된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은 신한사태 당시 대표적인 라응찬 라인으로 분류되던 인물이다. 실제로 금번 신한은행장 선출 과정에서 시민단체(금융정의연대)가 위 사장을 검찰에 위증 및 위증 교사죄로 고발하는 등 신한사태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위 사장뿐 아니라 신한금융지주 계열사 곳곳에는 라응찬 라인으로 분류되는 인물들이 포진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응찬 라인으로 거론되어지고 있는 인물은 김형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과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 등이 있다.
김형진 부사장은 1958년생으로 위성호 사장과 동갑내기다. 경복고와 영남대를 졸업한 뒤 1983년 신한은행으로 입행했다. 이후 신한데이터시스템 사장을 거쳐 2013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으로 승진했으며 현재 유력한 차기 신한카드 사장으로 지목되고 있다.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은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강 사장은 이미 3연임에 성공하면서 약 5년간 신한금융투자를 이끌어 오고 있으나 연임 가능성 역시 높게 점쳐지고 있는 상태다. 강 사장은 1958년생으로 서울대를 졸업하고 1980년에 한국외환은행으로 입행했다. 이후 1988년 신한증권으로 이직했으며 2002년 굿모닝신한증권 기획본부 본부장, 2004년 뮤직시티 공동대표이사 사장, 2005년 블루코드테크놀로지 공동대표이사 사장, 2010년 신성투자자문 대표이사 사장 등을 역임하다가 2012년 2월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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