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삼성과 LG의 ‘전자’와 ‘후자’ 간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LG전자에 부품을 납품하는 전기전자 계열사들이 ‘전자’ 의존도가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부회장 조성진)는 지난해 스마트폰 조기 단종 및 사업 부진 등 악재 속에서도 영업이익 증가율이 10.7%, 12.2%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특히 삼성전자(대표 윤부근·신종균)의 경우 반도체 메모리 등 DS부문을 제외한 스마트폰(IM)·가전(CE)부문만 살펴보면 영업이익 증가율이 16.2%로 더 크다. 매출은 배터리 결함으로 인한 갤럭시노트 조기 단종에도 1.5% 소폭 감소에 그쳤다.
하지만 양사 전기전자 부품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부회장 권오현), 삼성전기(사장 이윤태), 삼성SDI(사장 조남성) 전자재료부문, LG디스플레이(부회장 한상범), LG이노텍(사장 이웅범), LG화학(부회장 박진수) 정보전자소재부문 등은 일제히 영업이익이 줄었다. 적자전환하거나 적자규모가 확대된 곳도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 3% 감소했다. 삼성전기는 영업이익 감소폭이 무려 91.9%에 달했다. 사업 부문별 영업이익 수치를 공개하지 않은 삼성SDI 역시 전체 영업이익이 -2675억 원에서 -9263억 원으로 적자 규모가 3배 이상 대폭 커졌다.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삼성전자는 영업이익률이 9.2%에서 10.8%로 되레 높아졌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는 영업이익률이 떨어졌다.
LG 역시 사정이 다르지 않다. LG전자는 매출이 2%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2.2% 늘었다.
이에 반해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은 영업이익이 최대 53.1% 감소했다. LCD, OLED 등 IT소재를 생산하는 LG화학 정보전자소재부문은 적자 전환했다.
영업이익률도 삼성과 마찬가지로 LG전자는 높아졌고, 부품 계열사들은 일제히 하락했다.
전자와 후자 간 실적 희비가 엇갈린 이유는 부품 계열사들의 그룹사 의존도가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LG 부품 계열사들은 그룹사 의존도가 높아 전자 실적이 휘청거리면 덩달아 어려워지는 구조”라며 “전자 실적이 좋더라도 수익성 제고를 위해 제조원가를 낮추거나 재고관리 등 보수적 경영전략의 결과라면, 부품사 수익성은 민낯이 확연히 드러나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 2015년 기준 삼성디스플레이는 매출의 99%가 대부분 삼성전자와의 내부거래로 이뤄졌다. 삼성전기도 89.7%로 삼성전자 의존도가 높았다. LG디스플레이 또한 94.7%로 전자에 기대고 있다. 삼성SDI(40%)와 LG이노텍(30.4%), LG화학(28.9%) 등은 상대적으로 내부거래 비중이 낮았으나, 30대 그룹 평균(23.4%)과 비교하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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