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항공기 기내난동 사건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가운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내 안전보안 담당임원에 관심이 쏠린다. 담당임원 직급만 놓고 보면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보다 한 단계씩 높다. 다만 외국인 안전전문가를 영입한 것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보다 10년 이상 빠르고, 임원수도 1명 더 많다.
통상 임원의 직위가 높을수록 조직 내 담당 부서의 입김이 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전보안 담당 임원을 통해 항공사가 관련 이슈를 대하는 태도를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는 셈이다.
17일 데이터뉴스 인맥연구소 리더스네트워크에 따르면, 대한항공 안전보안 담당 책임 임원은 미셸 고드로 전무A가 맡고 있다. 안전보안실장은 김인규 상무보다. 1960년생으로 항공대 항공운항학과를 졸업했으며, 운항표준부 검열팀장을 지냈다. 이 외에 김용순 객실승무본부장(전무A)도 안전보안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대한항공 안전보안실은 총괄사장실 직속에 편제돼 있다. 총괄사장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사장이 맡고 있다.
대한항공은 독립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 2000년 4월부터 외국인 안전전문가를 고용하기 시작했다. 2013년 말부터는 캐나타 연방교통부 출신의 미셸 전무A가 안전보안실을 이끌고 있다.
이와 관련 조양호 회장은 지난 2일 2017년 시무식 행사에서 기내 폭력 등 불법행위 전력이 있는 승객에 대해 탑승을 거부하고, 테이저건(전기충격기)도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내부 방침을 강조하며 안전 위협 행위에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보다 안전보안 담당 임원의 직위가 부사장급으로 한 단계 높다.
아시아나는 2013년 7월 미국 샌프란시스코공항 착륙 사고로 3명이 사망한 사건이 있은 후 내국인이 맡아왔던 안전보안 담당에 외국인을 영입했다. 또 안전보안 부문을 사장 직속 본부급으로 격상했다.
안전보안실을 맡고 있는 야마무라 아키요시 부사장은 조종사 출신으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와 전일본공수항공(ANA)에서 안전심사를 맡았다. 안전보안 담당 임원은 박일재 상무가 재직하고 있다. 1963년생으로 항공대 항공기계과를 졸업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안전보안 담당 임원으로 외국인을 영입하는 이유는 한국 특유의 ‘봐주기 문화’에 얽매이지 않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사에 안전은 생명과 직결된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외국인 임원 영입은 임직원 교육과 훈련 등 선진 프로그램을 도입할 수 있고, ‘봐주기’ 여지가 사라져 긴장감이 높아지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외국인 안전보안 담당 임원에 대해 우려의 시각도 제기하고 있다. 회사에 오랜 기간 근무하면서 차근차근 승진한 내국인 임원들 사이에서, 갑작스레 영입된 외국인이 제 목소리를 내기가 힘든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기내 난동은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2013년 203건에서 2014년 354건, 2015년 460건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에도 상반기에만 233건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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