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 우리은행 주주총회가 오는 3월24일로 예정된 가운데 차기 행장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상업은행 출신 이광구 현 행장과 한일은행 출신 이동건 부행장(영업지원그룹장)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4일 이사회 구성을 마치고 차기 은행장 후보 선출을 위한 임원추춴위원회(이하 임추위)를 구성했다. 임추위는 11일까지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 지원을 받고 주총 개최 3주 전인 오는 3월3일까지 최종 후보자를 선정한다.
우리은행 임추위는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 자격을 최근 5년간 우리은행과 우리금융지주에서 근무한 전·현직 부행장·부사장급 임원과 계열사 대표이사로 한정했다. 현재 차기 행장직에는 우리은행 민영화를 성공으로 이끈 이광구 현 우리은행장의 연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이동건 우리은행 부행장의 신규 선임 가능성 역시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차기 우리은행장 선출관련 주목을 끄는 관전포인트는 ‘이광구 행장과 이동건 부행장의 리턴매치’와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자들의 격돌’이다.
이광구 행장과 이동건 부행장은 이미 지난 2014년에도 우리은행장 자리를 놓고 한차례 격돌한 바 있다. 당시 업계에서는 우리은행 2인자 자리로 불리던 수석부행장직을 역임하고 있던 이동건 부행장을 가장 유력한 차기 행장으로 꼽았다. 전임 행장이었던 이순우 전 행장을 비롯한 역대 우리은행장들이 모두 수석부행장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예상을 뒤엎고 상업은행 출신의 이광구 부행장이 선임되면서 ‘수석부행장은 행장으로 가는 직통열차’라는 공식이 깨졌다.
이광구 행장이 상업은행, 이동건 부행장이 한일은행 출신이라는 점 역시 두 사람에게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상업은행은 1899년 시작된 대한천일은행이, 한일은행은 1932년 설립된 조선신탁이 전신이다.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은 1998년 금융위기를 맞아 대등 합병되면서 한빛은행으로 발촉됐고, 지난 2001년 예금보험공사가 설립한 우리금융지주에 편입된 후 2002년 5월 상호를 우리은행으로 변경했다. 이후 16년이 지났으나 우리은행 내부에는 여전히 상업은행과 한일은행간의 갈등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임 행장이었던 이종휘 전 행장과 이순우 전 행장은 각각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출신이다. 때문에 상업은행 출신인 이광구 행장이 또 다시 연임하는 것보다는 한일은행 출신이 행장에 올라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이광구 행장은 1957년생으로 충남 천안 출신이다. 천안고와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979년 한국상업은행에 입사해 38년 동안 활약한 금융통이다. 2003년 우리은행 홍콩지점 지점장, 2004년 우리은행 개인마케팅팀 팀장, 2008년 우리은행 개인영업전략부 부장, 2009년 우리은행 광진성동 영업본부 본부장, 2011년 우리은행 경영기획본부 부행장, 2012년 우리은행 개인고객본부 부행장 등을 거쳐 지난 2014년 12월 우리은행장으로 선임됐다. .
이동건 부행장은 1958년생으로 경북고와 영남대를 졸업한 TK출신 인사다. 이동건 부행장 역시 이순우 전 행장(경북 경주)과 이종휘 전 행장(대구)처럼 TK출신 인사로, 이번 행장 경쟁에서 비TK와 TK간 지역구도를 보는 것도 관전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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